-
DAY 3 / 차리 바자르(Chawri Bazar)여행/2017 북인도 2017. 2. 15. 00:08
길을 걷다보면 종종 거리의 이발사들이 보인다
사이클 릭샤를 타고 이동하는 인도사람
인도사람들은 대체로 낙천적이라고 느꼈지만, 때로는 빈곤이 이들의 낙천성을 짓누른다고 느끼기도 했다
지금도 불가해한 인도인들의 흥정은 물론 불쾌한 경험이었지만,
역지사지를 해보면 그들로서도 그런 수단 외에 딱히 생계를 개선시킬 방법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미국 북서부를 여행할 때는 여행책자에 소개된 맛집을 전혀 믿을 수가 없었는데, 인도편 론리플래닛은 꽤 쓸모가 있다. 그래서 들른 곳이 <카림>이라는 음식점이었는데, 후미진 골목에 있어서 초행자로서는 찾기 쉽지 않은 곳이었다.
원래는 커리가 유명한 곳인데, 어제 계속 커리류를 먹었기 때문에 탄두리 치킨에 머튼(mutton)을 하나 주문했다. 생각보다 실망이었다. 도구만 있으면 나도 이 정도 요리는 할 것 같았다. 양도 부실하고 맛도 그저 그렇고, 차라리 어제 들렀던 파하르간즈의 시타람 디완 찬드(Sita Ram Dewan Chand)가 더 실속 있었던 것 같다.
자마 마스지드를 뒤로 하고..
복잡한 도로 풍경 때문에 모스크와 미나렛이 잘 보일지 모르겠다
불현듯
어떻게 이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 같은 공간에 존재할 수 있는 걸까
하는 물음표가 떠오를 만큼 내가 위치한 이곳이 혼돈스럽게 느껴졌다
올드 델리의 어느 길을 가도 번잡하다
이런 풍경이 진귀해서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그렇다 할 수도 있겠지만, 보행자에게 친절한 곳이 아닌 것만큼은 분명하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커피라도 마시고 싶었는데, 인도에서는 카페가 흔치 않다. 마찬가지로 론리 플래닛에 소개된 카페를 찾으려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봐도 나타나질 않아서, 카페 찾기를 포기하고 그냥 차리 바자르 메트로역으로 향했다. 델리에서는 여러모로 지하철이 릭샤보다 편하다. 탑승 전에 보안검색을 해야 하는 건 좀 귀찮지만, 릭샤 운전수들과 흥정하고 뜬금없이 사기를 당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무엇보다 매우 경제적이다. 뉴델리 역을 기점으로 가장 먼 관광지인 꾸뜹 미나르 역까지가 21루피니, 정가제도 아닌 데다 기본적으로 3km 이상을 이동한다고 할 때 60~80루피 이상을 생각해야 하는 릭샤에 비하면 메트로가 더 저렴하고 편리하다.
현대적인 델리의 메트로
잽!잽! 원.투.쓰리.
메트로에서 하차한 역은 JNL 스타디움. 아마도 델리 올림픽 때 사용된 경기장이었던지, 역 내부도 각종 스포츠종목의 엠블럼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내가 가려는 곳은 후마윤의 묘였는데, 릭샤라면 이골이 난지라 거리는 좀 되었지만 역에서부터 걸어가기로 했다.
길을 걷다보면 '절대빈곤층'이라는 게 무엇인지 실감하게 하는 거리의 시민들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그것도 어린아이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착잡했다. 현재 저 아이가 놓인 열악한 환경 때문이 아니라, 미래에도 저런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강렬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린 아이들 못지 않게 걸인 생활을 하는 어른들이 너무나 많다.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가장 밑바닥에 놓인 사람들을 끌어올려야 할 텐데, 그런 면에서 아직 인도가 가야할 길은 멀고도 멀다고 느꼈다. (그래서 인물 사진을 많이 찍고 다니면서도 차마 걸인들의 사진은 담을 수가 없었다)
어느덧 후마윤의 묘에 거의 도착!
'여행 > 2017 북인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3 / 하즈랏 니자무딘(Hazrat Nizamuddin Dargah) (2) 2017.02.16 DAY 3 / 후마윤의 묘(Humayun's tomb) (0) 2017.02.16 DAY 3 / 자마 마스지드(Friday Mosque, Delhi) (0) 2017.02.14 DAY 3 / 찬드니 촉(Chandni Chowk) (0) 2017.02.13 DAY 3 / 자이나 사원과 새(鳥) 병원(Shri Digambar Jain Lal Mandir & Bird Hospital) (0) 2017.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