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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0 / 조각 공원(Rock Garden, Chandigarh)여행/2017 북인도 2017. 4. 27. 00:07
조각 공원 도착!!
피곤한 상태라 입장하자마자 초입에 있는 카페에서 카페인을 충전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 나올 것 같은 돌
이 조각공원은 설립자의 이름을 따서 넥 찬드 공원(Nek Chand's Rock Garden)이라고도 한다
일상에 흔히 배출되는 쓰레기를 재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돌돌돌
지금은 시민들에게 개방된 이 공간은 넥 찬드가 1957년부터 도시 외곽에 비밀리에 작업활동을 하던 아지트 같은 곳이다
그가 쓰레기를 이용해 자신만의 세상을 쌓아올렸을 당시, 이 일대는 원래 자연보호구역이었기 때문에 이런 작업활동은 엄연히 불법이었다고 한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조각공원이었다. 론리 플래닛에서 1번으로 추천하고 있는 곳인데, 그만큼 인상적인 곳이기는 했지만, 내 원래 목표는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물을 보는 것이었다. 여하간 돌로 여러 가지 형상을 빚어내고, 미로처럼 쾌적한 산책로를 만들어 놓은 것이 꼭 바르셀로나의 구엘 공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것이 시당국에 발각된 게 1975년
넥 찬드는 시 행정부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고,
1976년이 되어서 비로소 시 차원에서 이 일대를 공공장소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한다
이런 고목(枯木)도 하나의 조각처럼~
구엘 공원을 연상시킨다비록 구엘 공원 같은 드넓은 뷰는 없지만 울창한 삼림을 즐길 수 있다찬디가르는 계획도시라 도시 전체가 바둑판 모양이다. 처음으로 인도에서 도시에 왔다는 인상을 받은 곳이었다. 도시에서 내가 본 동물은 개 한 마리가 유일하다. 다른 도시에 넘쳐났던 소나 원숭이, 염소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이날 날씨가 끝내줬다
항아리도 멋스럽게
규모나 작품 면에서는 오히려 구엘 공원보다 방대한데
시 당국이 본격적으로 공공장소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면서 보조 인력을 투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더욱 놀라운 점은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지간한 관광명소에서 외국인은 내국인에 비해 적게는 5배 내지 10배 이상의 비싼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 찬디가르에서는 공원입장료를 받는데 외국인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나는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30루피만 지불하고 공원을 둘러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정상적(??)인 대우를 받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망원렌즈를 들고 다니다보니 화각이 넓은 사진이 많지 않다
세로로 찍은 사진도 하나~
느즈막한 오후라 빛의 명암이 무척 뚜렷해졌다
뭔가 박수근의 그림이 연상되는...??!
인공 폭포 위에도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이미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4시 이전에는 공원 탐방을 끝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찬디가르에서 받은 인상은 사람들이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공원을 찾은 가족 단위의 많은 사람들은 다른 도시의 사람들과 비교해서 말쑥하고 온화하다. 인도 정부가 찬디가르 정도의 행정력을 보여준다면 인도는 분명 중국이나 미국과 맞먹는 강대국이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공원의 제3구역!
거대한 놀이터 같은 공간이다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
인도는 어딜 가도 그야말로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있는데
이곳 찬디가르만큼은 모두들 똑같이 여유로워 보였다
그네와 부자(父子)
모자이크 계단
아이가 입은 색동옷이 꼭 한복 같았다ㅎㅎ
공원 구석구석에 아기자기한 볼 거리가 많아 4시 반쯤 되어서야 공원을 나섰다. 다음 행선지는 열린 손 조각이었다. 이 일대는 관공서가 밀집해 있어서 군인들의 경계가 삼엄했다. 그래도 내가 길을 물으면 신기한 이방인을 만나서 반갑다는 듯 삼엄한 표정을 누그러뜨리고 친절하게 길을 알려줬다. 열린 손을 보러 갈 수는 있었지만, 르 코르뷔지에의 건물을 관람하는 시간은 오늘 마감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에 낙심했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는 것을 어쩌랴 싶었다.
공원을 빠져나오면서
사이좋은 한 쌍
정말 다양한 조각들이 많았는데 다 싣자니 너무 사진이 많아서 추리기가 힘들었다;;
여성의 파워를 보여주는 조각상들
음..이건 무엇인고..?!
마침 이럴 때 망원렌즈가 유용하겠다 싶었다. 행여나 열린 손 조각이 위치한 곳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인 펀자브 최고법원과 펀자브 의회가 보이면 최대한 줌을 당겨 사진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열린 손 조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밝은 하늘에 달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고 있었다. 열린 손 조각에 가기 직전 군인들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배낭의 내용물을 확인시켜 주어야 했다.
초저녁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달과 열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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