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 3 / 공업도시 나고야 엿보기(Noritake Garden, Nagoya)여행/2017 일본 나고야 2018. 1. 22. 00:15
다시 나고야 도착!
노리타케의 숲에 이르기 전 교차로에서
추운 날씨에 비해 식물이 잘 가꿔져 있다
츄부지방이 공업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나고야에 오면 들르고 싶었던 곳이 공업박물관―도요타 자동차의 발전사가 이곳에 소개되어 있다―이다. 이번 짧은 일정에서는 나고야보다 타카야마가 여행의 주무대였기 때문에 나고야의 공업박물관에 들를 생각은 하지 못했다. 출국일에 잠시 시간을 벌자 바로 공항으로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했는데, 짬을 이용해 공업박물관을 가는 것보다 노리타케의 숲(ノリタケの森)을 가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노리타케 역시 나고야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도자기를 만드는 곳이라 엄마의 취향에 더 맞을 것 같았다.
나고야 역에 연착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는데, 엄마와 나는 걸어서 노리타케의 숲에 가기로 했다. 지도상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나고야 역 일대의 빌딩숲을 헤집는 바닷바람이 꽤 매서웠다. 노리타케의 숲은 노리타케가 처음으로 공장을 지었던 부지를 녹지화하고자 조성된 공원으로 공원 곳곳이 도자기 컨셉으로 꾸며져 있는 공간이다. 10여분 걸었을까 노리타케의 2~3층짜리 본사가 눈에 들어왔다.
공원에는 노리타케에 대해 소개해 놓은 박물관, 매장, 그리고 레스토랑까지 있다
의외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몇몇 보였다
세련된 디자인의 찻잔
오오쿠라(大倉)라는 도자기 업체가 이번에 10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 찻잔을 내놓았다
저렇게 오래된 기업이 있다는 것이 참 부러운 부분이다
크리스마스 컨셉에 맞춰 전시된 식기들
본사를 가로질러 눈에 들어온 옛 공장건물 두 동은 마치 서대문 형무소를 연상시켰다. 인간적인 미라고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지극히 무미건조한 형태의 벽돌 건물이었다. 공장이라는 역할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건물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푸른 녹지가 시든 겨울이라서 그런지 더욱 딱딱하고 차갑게 느껴졌다. 다만 공장 사이에 심어놓은 가로수들과 꽃들, 예쁜 벤치와 분수가 이곳이 공원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또한 삭막한 건물의 외관과는 달리 건물 내부는 완전히 리모델링을 해서 아늑한 느낌이었는데, 그 중 한 곳에는 각양각색의 도자기가 진열되어 있었다. 이곳이 바로 내가 오늘 타켓으로 삼은 막간 여행지였다. 도자기에 마음을 뺏긴 엄마는 가격 태그를 보고 다시 한 번 놀라셨다;;*-* 좀 특색있고 예뻐 보인다 싶으면 찻잔 하나가 10만 원대 호가'ㅁ' 여행지에 가서 꼭 사오는 물건 중의 하나가 그곳의 특색 있는 컵이었는데, 나는 컵을 살 생각은 하지 않고 엄마가 원하시는 자기 그릇을 고르시게 했다.
검색해본 바로 식기(食器)가 노리타케의 간판사업이긴 하지만 주력사업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매장에는 노리타케에서만 제작된다고 하기에는 너무 다양하다 싶을 만큼 다양한 디자인의 식기가 진열되어 있다
식기가 아니더라도 도자기가 활용되는 곳은 많은데 대표적인 예가 화장실의 세면대나 변기가 그렇다
화장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TOTO라는 브랜드 역시 노리타케에서 분사한 기업이라 한다
목각 사슴
이건 아이치현 박람회 때 예술과 마을조성의 결합이라는 컨셉으로 제작된 미술품
그냥 색감이 독특해서~
이건 제대로 못 보고 가는 나고야 성을 대신해서~
무(だいこん)!!
엄마가 매장을 둘러보는 동안, 나는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와 넓지 않은 공원의 잔딧길을 걸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조경도 새로이 되었고, 한켠에는 아이치 박람회에 진행된 프로젝트 차원에서 설치된 조형물도 있었다. 외곽으로는 갈색 벽돌에 에워쌓인 산책로가 나왔는데, 가까이서 보니 남아 있는 공장건물에 쓰인 벽돌과 같은 색깔로, 그 부스러기들로 벽돌담을 쌓은 것이었다. 겨울하늘은 눈이 시릴 만큼 푸르렀고, 그 아래에 유리건물들이 재미없게 늘어서 있었다.
공장의 다른 한 켠은 한창 공사중이었다
청계천에 옛 교각들을 일부 남겨놓은 것처럼
공장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돌담길 #1
돌담길 #2
공원 한가운데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a'
음식을 담는 그릇 하나와 종지 하나를 사들고 우리는 길을 나섰다. 역까지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바람이 너무 차가워서 돌아가는 길에는 택시를 이용했다. 출입구 맞은편 주유소에서 빠져나오는 택시를 잡아 탔다. 나고야 역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뮤스카이 행 티켓을 구해 열차에 올라탔다. 이제는 정말 안녕이다, 나고야(名古屋).
'여행 > 2017 일본 나고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ilogue. 너의 이름은 나고야 (0) 2018.02.18 DAY 3 / 짙은 운무(雲霧)를 거쳐 (0) 2018.01.18 DAY 2 / 오래된 거리에서 쇼핑에 빠지다(Old Streets, Takayama) (0) 2018.01.05 DAY 2 / 히다규(飛騨牛) & 진야(陣屋)(Takayama Jinya, Takayama) (0) 2018.01.04 DAY 2 / 오기마치 전망대까지(East Shirakawago, Gifu Prefecture) (2) 2018.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