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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셋/리처드 링클레이터/로맨스/제시(에단 호크), 셀린(줄리 델피)/79>
이들의 유쾌한 수다가 다시 시작되었다. 9년만의 해후도 이 둘의 대화를 어색하게 갈라놓지는 못했다. 대사를 쫓아가기에 바빠서 79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 빡빡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사랑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9년간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덧 엔딩크레딧이 올라가 있었다. 분명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 두 배우의 매력은 여전했고, 호흡에는 막힘이 없었다. 무대배경이 파리라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지는 영화였다.
<사랑이 이끄는 대로/끌로드 를르슈/로맨스/앙투안(장 뒤쟈르댕), 안나(엘자 질버스테인)/113>
프랑스 영화는 참 오랜만이다. 사실은 최근 <깊은 강>이라는 일본소설을 읽고난 뒤, 소설과 무대배경이 같은 개봉작을 발견하고 관람하게 되었다. 소설과 영화 모두 특이하게도 인도의 바라나시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또한 모두 '영적인 체험'을 소재로 삼고 있다.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가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꽤 난해한 애정라인을 그리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어디 한 번 보자~하는 생각으로 관망하다가, 영화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몰입해서 봤다. 특히 노랑-검정의 색채효과에서 빠져나와 점점 현실로 복귀하는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어느 영화에서든 <사랑>이라는 주제는 참 흔하지만, 참선과 고뇌가 혼재하는 '인도'라는 무대와 잘 어울리는 로맨스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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