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잠언일상/book 2023. 7. 30. 10:39
관대한 사람의 세상은 점점 넓어지지만 인색한 사람의 세상은 갈수록 좁아진다. 잠11:24 허식과 허세의 삶은 공허하지만 소박하고 담백한 삶은 충만하다. 잠13:7 지혜는 아름다운 집을 세우지만 미련함이 와서 그 집을 철저히 무너뜨린다. 잠14:1 어리석은 몽상가는 망상의 세계에서 살고 지혜로운 현실주의자는 발을 땅에 붙이고 산다. 잠14:18 무엇이 옳은지 아는 것은 마음속 깊은 물과 같고 지혜로운 사람은 내면에서 그 샘물을 길어 올린다. 잠20:5 지혜가 있어야 집을 짓고 명철이 있어야 집을 튼튼한 기초 위에 세운다. 잠24:3 네 원수가 굶주리고 있는 것을 보면 가서 점심을 사 주고 그가 목말라하면 음료수를 가져다주어라. 그는 네 관대함에 깜짝 놀랄 테고 하나님께서 너를 돌봐 주실 것이다. 잠25:2..
-
열린 사회와 그 적들 I일상/book 2023. 7. 25. 18:32
플라톤의 형상 이론과 국가론은 정치철학에서 어김없이 다뤄지는 주제다. 나 또한 별 다른 의문 없이 흔히 국가에 대한 최초의 고찰로 일컬어지는 플라톤 철학을 기계적으로 공부한 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칼 포퍼의 은 내게 생소하면서도 파격적이다. 칼 포퍼는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는 기치 아래, 플라톤의 역사주의적·자연주의적 사유를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데서 출발한다. 칼 포퍼에 따르면 플라톤의 철학은 사회과학에서 지나치게 숭앙(崇仰)의 대상이 되어 왔다. 하지만 칼 포퍼가 볼 때 플라톤의 국가 철학은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결여하고 있다. 플라톤 철학은 역사주의와 탐미주의, 자연주의 등 과학적 사고와 무관한 방법론에 매몰된 나머지, '변화를 불경한 것으로, 정지를 신성한 것으로' 보는 관점을 합리..
-
코무니타스(Communitas)일상/book 2023. 7. 19. 00:12
는 오늘날 철학적 논의에서 도외시되고 있는 공동체 개념에 대해 사유하는 책으로, 두려움(홉스)-죄(루소)-법(칸트)-무아지경(하이데거)-경험(바타유)의 크게 다섯 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칸트와 하이데거 파트를 굉장히 어렵게 읽었다. 특히 법의 세계로 이어지어는 칸트 파트는 따라가지 못하고 헤매는 바람에 몇 번을 읽고 다시 읽어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이 다섯 꼭지의 논의는 공동체에 대해 서로 다른 접근법을 가지고 있지만, 상이한 공동체 이론을 따로따로 소개한다기보다는 홉스와 대비되는 바타유의 사유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빛깔의 공동체 철학을 스펙트럼처럼 펼쳐보인다고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으로 대표되는 홉스의 사회계약론에 따르면 리바이어던을 구성하는 동력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할지..
-
안녕, 나의 집일상/film 2023. 7. 18. 00:08
1999년도에 개봉한 이 작품은 니콜라스라는 소년이 자신이 속한 가정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집 밖에서 배회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데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동선이 얼기설기 엮여 있어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덧붙여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파리 시내의 풍경이 비교적 잘 담겨 있고, 이야기와 이야기의 매듭이 깔끔하지 않은 느낌이 있지만 그런 풋풋한 장면들 덕에 오히려 옛날 영화를 한 편 보는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아버지 역을 직접 맡기도 하는 오타르 이오셀리아니 감독은 원래는 구 소련 연방에 속했던 조지아 태생으로, 1934년생인 원로 감독이지만 비교적 최근까지도 작품 활동(2015년
-
두 편의 프랑스 영화일상/film 2023. 6. 26. 18:06
모처럼 영화관을 찾았다. 한동안 보고 싶은 영화가 없기도 했고, 영화를 보는 것보다는 독서에 더 집중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는데, 결국은 둘 모두 챙기지 못했다. 한 번은 퇴근길에 영화관을 찾았고 한 번은 결혼식을 다녀오는 길에 영화관을 찾았다. 그 중 먼저 본 것이 라는 영화다. 컹탕 뒤피외의 는 시간을 되돌리는 통로를 발견한 알랭과 마리 부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 발견하게 된 비밀통로는 젊음으로 시간을 되돌려주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파국을 초래하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영화에는 회춘에 집착하는 두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마리와 제라르이다. 마리는 젊음이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실현시켜줄 거라고 믿지만, 젊음을 되찾은 뒤에도 자신의 꿈을 달성하는 데 번번이 실패하며 히스테릭한 상..
-
어떤 나무들은일상/book 2023. 6. 23. 08:52
모처럼 최승자 시인의 수필집을 집어들었다. 최승자 시인의 시집과 산문집을 읽은 적은 있지만, 수필집을 읽어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최승자 시인의 시가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또 다른 시집을 찾아보는 것보다 수필집이 더 홀가분하게 읽힐 것 같아 이 책을 고른 것도 있다. 손에 꼽을 만큼 시를 읽는 나로서는 아직까지 운율이라든가 압축이라든가 하는 것보다는 줄글이 더 편하기만 하다. 산문집을 포함해 그녀의 시는 대체로 인간 내면의 어둡고 공허한 부분을 다루고 있어서, 수필집도 내용이 무거우려나 궁금했는데 다행히 에 담긴 그녀의 일상은 평범하고 익살스럽기도 하다. 이 책은 부제(副題)가 말하듯이 작가가 아이오와에 가서 다른 3개월 남짓 다른 나라에서 온 작가들과 교류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
-
중력과 은총일상/book 2023. 6. 4. 11:13
에서 시몬 베유에 관한 글귀를 발견하고 그녀의 글을 읽어보았다. 은 국내에 번역된 몇 안 되는 그녀의 글 중 하나인데, 메모에 가까운 그녀의 짧은 글들을 엮어놓은 것이다. 이야기의 흐름이 있게끔 글들을 엮어놓았다고는 하지만, 기승전결이 있는 글은 아니라서 소제목을 보고 읽고싶은 부분을 그때그때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 글의 특성상 그녀의 흩어진 생각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책의 제목인 에서 중력은 하강하는 에너지로써 상승하는 에너지인 은총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소개된다. 유한한 인간은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데, 하강으로 이끄는 에너지로써 중력과 같은 것들로는 인간의 유한한 상상력, 욕망, 악이 거론된다. 이런 것들은 중력과 같아서 인간과 가까운 곳에서 힘을 미치고 강력한 인력을 지닌다. 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