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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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의 일기: 감기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14. 19:37
# 아침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학교 보건소를 찾아갔다. 아무래도 감기기운이 심하게 든 것 같았다. 푸아티에에서 빗길에 우산도 쓰지 않고 돌아다닌 데다가, 간밤에 깜박 잠이 들었는데 환기한답시고 문을 활짝 열어놓은 게 그대로 아침까지 잠든 게 화근이었다. 사회 보험에 들어있지 않은 상태이기는 하지만—사회 보험 발급을 늦게 신청한 데다 시간이 걸릴 거 것 같다—일단 보건소를 가서 뭐라도 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싶었다. 예상은 했지만 먼저 코로나 검사를 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였다. 보건소 직원들이 최대한 친절하게 도와주었는데, 상주하는 의사는 없고 약이 필요하다면 학교와 연계된 병원에 가서 진찰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영어로 질문을 했다가 나중에는 결국 프랑스어로 이야기가 끝났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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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의 일기: 노을(le coucher du soleil)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13. 17:19
# 비접촉(sans contact) 방식이 아닌 삽입 방식으로 카드 결제를 하면 더 영수증에 서명을 요구하는 것 같다. 저번에 S와 밥을 먹고 S는 비접촉 방식으로 결제하는데 서명을 요구하지 않고, 나는 삽입 방식으로 결제하니 서명을 요구한다. 굳이 프랑스 현지 체크카드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은행계좌도 터놨고 카드도 수령해 놓은 상태여서 카드를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그런데 RIB(relevé d'identité bancaire)를 봐도 네 자리 비밀번호가 보이지 않아 어찌 된 일인지 확인하러 학교 앞 소시에테 제네랄을 찾았다. 직원 왈 우편을 두 개를 받아야 한단다. 하나는 카드가 동봉되어 있고, 다른 하나에 비밀번호가 적힌 문서가 온다는 것. 내가 받은 편지는 카드가 담긴 한 통뿐이었다. 그 편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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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의 일기: 비엔느(Vienne)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12. 16:54
# 내가 투르에서 2박을 한 ‘The People’은 프랑스에서는 처음보는 기업형 호스텔이다. 2~6층까지를 객실을 쓰고 있고, 1층은 공용주방과 휴식공간, 0층은 리셉션, -1층은 레스토랑과 정원으로 되어 있다. 루트 중앙역까지 걸어서 10분이 조금 넘게 걸리기 때문에 위치가 좋다고는 할 수 없음에도 객실이 모자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리셉션을 지키는 젊은이들은 매우 밝고 그 중 한 명은 간단한 한국어를 할 줄 알았다. 간밤에 객실의 창문을 열어 놓고 0층의 공용공간에 내려와 이런저런 글을 쓰고 방으로 올라가니 작은 날벌레들이 전등 아래에 모여들었다. 내가 머물렀던 곳은 6층인데 바로 옆에 가로수가 있었다. 아마도 나무에서 옮겨온 잔벌레인 모양이다. 리셉션으로 내려가 벌레를 처치할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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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의 일기: 발 드 루아르(Val de Loire)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11. 20:49
# 아침에 일어나 아침 식권을 구매하면서 1박을 더 걸어두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기는 어려렵겠다 싶었다. 아침을 먹고 발 드 루아흐 지역 일대를 좀 더 둘러볼 생각이었다. 오늘은 엉부아즈(Amboise)에 가보기로 했다. 루아르 강의 지류인 셰르 강(Le Cher) 위에 지어진 슈농소 성과 달리, 엉부아즈는 루아르 계곡에 곧바로 인접한 도시다. 이곳은 아우스터리츠 역으로 잇는 직행 열차가 있어 슈농소 지역에 비해서는 파리와도 교통이 훨씬 편리한 편이지만 우선순위에서 일단 미뤄둔 상태였다. 엉부아즈 시를 택한 이유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였다. 엉부아즈 성과 클로 뤼스 성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프랑수아 1세의 후원을 받아 말년을 보내고 죽음을 맞이한 곳이다. 사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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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의 일기: 슈농소(Château Chenonceau)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10. 18:38
# 이른 아침 몽파르나스에서 낭트 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계획한지는 좀 된 여러 곳 중 한 곳으로 슈농소 성(Château Chenonceau)에 가기 위해서다. 잦은 열차 이동에 드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49유로를 주고 뒤늦게나마 정기권(Carte Avantage Adulte)을 끊었다. TGV 열차는 투르의 생 피에흐 데 코흐(Saint-Pierre-des-Corps)에서 나를 내려줄 것이고, 다음에 TER로 갈아타 슈농소까지 들어갈 것이다. 발 드 루아흐(Val de Loire) 지역을 얼마나 둘러보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발 드 루아흐 안에서도 교통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 슈농소 성을 먼저 가보기로 했다. 슈농소 성은 아주 어릴 적, 그러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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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의 일기: 변하지 않는 것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9. 17:15
# 도착한지 3개월이 다 되어서야 OFII(L'Office français de l'immigration et de l'intégration) 신청을 했다. 비자를 받았더라도 OFII는 도착일로부터 3개월 안에 반드시 신청하게 되어 있는데, 기한이 딱 2일 남은 상태였다. 사실 주택보조금(CAF)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다면 OFII를 신청할 생각도 안하고 있었을 테고, 쉥겐 지역에 3개월 이상 체류하게 된 나는 불법체류자 신세가 될 뻔했다. 다행히 OFII 신청절차는 전산화되어 있어서 몇 분 안에 승인 받을 수 있었다. # 어제 파티의 여파 때문인지 학교는 매우 조용하다. 하지만 도서관에는 어김없이 공부하는 학생들이 보인다. 도서관에 가면 항상 내가 앉는 자리에서 연금 정책과 관련된 내용들을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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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의 일기: 카메라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8. 23:57
# 오후 수업이 끝나고 잠시 바스티유 지역에 다녀왔다. 카메라를 수리하기 위해서다. 꽤 오래 전부터 카메라에서 달가닥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어제 카메라를 써보니 뷰파인더에 피사체가 뿌옇게 보이기까지 했다. 이상이 생겼구나 싶어 카메라를 수리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프랑스에서 수리를 하려니 가게 정보를 알아보는 것도 쉽지 않고 고친다 한들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일단은 원인과 견적이라도 물어볼 겸 인터넷으로 검색한 바스티유의 한 카메라 가게로 향했다. 오늘은 소강상태도 없이 하루 종일 비가 많이 내렸고, 바스티유 지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신발이 눅눅해져 있었다. 가게에 도착한 뒤 수염을 보기 좋게 기른 남자에게 카메라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카메라를 흔들어 소리를 확인해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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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의 일기: 건축기행—파리 서부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7. 19:03
# 오후 HB의 수업이 있을 때까지 오전과 오후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번 주는 부활절 기간이기 때문에 일부 수업은 진행되지 않고, 내가 듣는 수업 가운데에서는 프랑스어 수업만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목요일마다 듣던 문화인류학 수업이 이번 주는 휴강이었고, 원래 듣던 HB의 점심 수업에 덧붙여서 오후 수업까지 참여했다. 오늘 진행하는 두 번째 수업에 참여해도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pourquoi pas ?, 흔쾌히 받아주었다. HB 수업의 커다란 특징은 아주 사소한 주제에서 출발해 수업 범위를 점점 넓혀 나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늘 파리에 내렸던 ‘소나기(des averses)’에서 시작된 얘기는 파리의 봄 날씨로 이어진다. 파리의 봄날씨는 잠시 개였다가(des éclairc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