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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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의 일기: 수업 없는 화요일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15. 18:27
# 화요일 아침 수업이 이번 주는 한 주 휴강한다. 고로 오늘은 수업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저번에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오르세 미술관을 다녀올까 오래 고민하다가 결국은 가지 않았다. 내게 화요일은 일주일이라는 7일간의 리듬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날이다. 수업이 꽉 가득찬 월요일의 다음날이자, 조금 결이 다른 게임이론과 문화인류학 수업이 이루어지는 수-목요일, 그리고 프랑스어 수업이 차지하고 있는 목-금요일로 넘어가기에 앞서 조금이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는 해도 여전히 화요일에 노동경제학 수업은 있지만 오전에 수업을 듣고 나면 오후는 자유시간이다. 어쨌거나 그나마 있던 화요일 수업이 학사일정상 휴강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팀 과제를 준비하고 논문을 읽으며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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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의 일기: 집중(集中)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14. 18:51
# 기분 탓이겠지만 수업이 가장 몰려 있는 월요일에 항상 날씨가 가장 좋은 것 같다. 3일간의 궂은 날씨도 끝나고 아주 시원하게 봄볕이 내리쬔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깨와 목에서부터 통증이 올라오는 걸 보아 한동안 잘못된 자세로 계속 있었던 모양이다. 오늘은 그저 쉬고 싶지만 이른 아침부터 비대면으로 연구지도가 있어 몽롱한 정신으로 컴퓨터를 세팅했다. 지도가 끝난 뒤에는 카페에서 책을 읽는데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서 꾸준한 운동이 필요한 것 같다. #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오늘부터 프랑스 정부 방침으로 마스크 의무착용이 크게 완화되었다.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시설을 제외하면 교실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TV를 볼 수도 없고 안내 메일도 따로 받지 못한 나로서는 교실에 도착했을 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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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의 일기: 무제(Sans titre)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13. 19:56
# 간밤에는 ‘라 필모테크(la Filmothèque)’라는 영화관에서 코엔 형제의 를 보았다. ‘르 셩포(le Champo)’와 마찬가지로 소르본 대학 바로 가까이에 위치하지만 좁은 골목에 있어 좀처럼 눈에는 띄지 않는 영화관이다. 몇몇 감독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상영하는 르 셩포와는 달리, 스탠리 큐브릭의 , 코엔 형제의 , 미셸 공드리의 , 폴 토마스 앤더슨의 , 데이비드 린치의 처럼 작품성도 있으면서 널리 알려진 작품들이 많이 상영되고 있었다. 좀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알프레드 히치콕의 작품들에서부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60년대 영화까지도 다수 상영하고 있다. 내가 간 토요일 밤에는 동시간대에 웨스 크레이븐(Wes Craven)의 이 상영하고 있었다. 라 필모테크에는 크게 두 개의 상영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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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의 일기: 마레에서 앙발리드까지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12. 18:18
# 권태감을 누르고 다음 주 발표에 필요한 논문을 두 번째로 읽는다. 학생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건지, 따라올 사람만 따라오라는 계산인 건지, 저번 첫 번째 과제 때와 마찬가지로 게임이론 과제의 난이도는 높다. 첫 번째 과제는 엉겹결에 잘 풀기는 했지만, 두 번째 과제는 신경과학도 다루고 있어서 매우 생소하다. ‘의사결정이론’이라는 이름을 달고는 있지만 융합학문적인 성격이 매우 강해서, 인지과학, 경제학, 경영학, 심리학 등이 모두 맞물려 있다. 막상 이 분야를 찾아보면 이미 진행된 연구가 매우 많은데, 내가 공부하고 있는 곳이 특별히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한국에서 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 어제에 이어 오늘도 비가 올듯 말듯 흐리다. 덩달아 아침에 눈을 떴을 때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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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의 일기: 봄 오는 소리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11. 21:29
# 파리에 온 이후로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것 같다. 우산이 필요할 정도로 비가 내린다. 오늘 아침 L은 우산을 들고 학교 입구에 나타났다. 좀 아까까지 흐린 날씨였는데 마침내 비가 오는 모양이다. 비가 내리니 에흐네스 정원에 가지는 못하고 카페테리아로 들어갔다. 나나 L이나 바캉스로 인해 2주간은 파리를 떠나 있었으므로 이렇게 얼굴을 보는 건 꽤 오랜만이다. 서로 안부를 묻다가 어제 그녀가 알려준 지베흐 조제프에 다녀온 이야기를 꺼냈는데 이야기가 다시 프랑스 입시 이야기로 빠졌다. 지필고사를 6일에 걸쳐 6과목 본다는 이야기나, 이후에 선발된 인원들을 대상으로 면접이 따로 진행된다는 점이나 학업량이 엄청날 것 같은데 무언가를 물어보면 그런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해맑게 말한다. 문학 분야에서는 지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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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의 일기: 불완전한 선택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10. 21:08
# 오늘 아침도 발표 자료를 준비하거나 퀴즈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수업을 듣는다. 목요일 문화인류학 수업은 여기서 듣는 수업 중 가장 수강생도 많고 밀도 있게 수업이 진행되어서 수업을 다 듣고 나면 진이 빠진다. 가끔은 내가 한 선택이 옳은 것이었을까 생각한다. # 세 시간 오후 수업을 듣고 나면 벌써 저녁이 가까워진다. 기숙사에 돌아와 조금 쉬다가 기분을 전환할 겸 소르본 대학 앞 지베흐 조제프 서점으로 향했다. 저번에 둘러보지 못한 코너들에서 여러 서적들을 둘러보았다. 이곳에 수험서는 그리 많지 않지만 단연 눈에 띄는 수험서가 있는데 바로 프레파(Prépa) 책들이다. 딱 보기에도 엄청 재미없게 생긴 책들이 서가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고등사범학교와 같이 아예 특정 대학을 타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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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의 일기: 르 셩포(Le Champo)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10. 01:13
# 오전에는 학교에서 다음 주에 있을 발표준비를 하고, 오후에는 게임이론 수업을 들었다. 안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생제르망의 파리대학까지 발걸음을 했는데, 뒤늦게 교수 사정으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다는 걸 알았다. 나처럼 모르고 교실로 온 데미와 그대로 교실에서 비대면 수업을 들었다. 내용은 전망이론(Prospect Theory)에 관한 내용으로, 지난 학기에 잠깐 다뤘었기 때문에 낯설지는 않지만 최근 연구를 가미하여 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지난 학기에는 카네만과 츠버스키의 아주 고전적인 논문만을 읽었었다. # 생제르망 일대의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조금 일찍 기숙사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빨래를 했다. 일찍이라고는 해도 일곱 시가 다 되어서 식사를 했지만, 이곳 기준으로 일곱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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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의 일기: 도서관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rs 2022. 3. 9. 03:16
# 오늘 노동경제학 수업은 다행히도 취소되는 일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어제 S와 저녁 재정학 수업을 마치고 시테 유니벡시테 방면으로 걸어오는 길에 급작스럽게 취소된 오후 수업을 두고 설왕설래를 했다. 그나 나나 이렇게 예정에도 없이 수업이 취소되는 상황을 전혀(×100) 받아들일 수가 없다. S는 시간을 지키지 않는 이곳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는데, 나 역시 공감한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S는 사실상 본국으로 귀환하는 문제로 인해 학업에 큰 비중은 두고 있지 않은 모양으로, 와이프와 일정을 조율해 늦은 바캉스를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귀국을 해도 거처가 분명한 그의 여유로운 상황이 부럽다. 한편 강의의 후반부를 맡고 있는 FF 교수는 강의를 전달하는 방식은 매우 좋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