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ᵉ arrondissement de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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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의 일기: 파사주(passage)Vᵉ arrondissement de Paris/Février 2022. 2. 9. 21:24
# 어제는 밤 아홉 시도 되기 전에 잠이 들어서 다음날이 되어 눈이 떴다. 노곤노곤하게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아침에는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오후에 있을 수업을 위해 지난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했다. 그 동안 카페 아니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처음 카페테리아에서 공부를 하는데 좋은 것 같다. 자판기 커피도 가까워 음료를 마시기도 좋고 화장실도 가까워 편리하다. # 3주 전쯤 신청한 은행계좌가 도착할 때가 된 것 같은데 도무지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메일을 보냈다. 곧바로 회신이 와서 놀랐는데 열어보니 자동회신이었다. 담당자가 다음주까지 부재중이라는 안내 메일이었던 것. 속으로 부글부글하는 게 느껴졌다. 계좌 개설은 은행 이용의 첫 단춘데 왜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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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일의 일기: 시테Vᵉ arrondissement de Paris/Février 2022. 2. 8. 19:40
# 이른 아침은 노동경제학 수업이 있는 날이다. 오늘의 주제는 조합과 집단협상으로, 미시경제학 관점에서 설명이 이루어졌다. 어제 수업도 그렇고 오늘 수업도 그렇고 지난 주보다 내용이 더 어려워진 것 같다. 아직 영어에 익숙해지지 않은 건지, 프랭글리시에 익숙해지지 않은 건지, 언어 장벽도 여전하다. 수업이 끝난 후 프랑스의 근로자의 노조가입률이 낮음에도 협상임금을 적용받는 비율이 높은 이유를 교수에게 물었다. 교수는 프랑스의 경우 각 산업 분야마다 거대한 노조가 있고, 회사 수준에서 노조에 가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즉, 근로자 개인 수준에서 회사 노조에 들지 않더라도, 회사가 단체협상에 나서기 때문에 협상임금이 근로자 개인에게 자연히 적용된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근로자의 노조가입률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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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의 일기: 시간의 상대성Vᵉ arrondissement de Paris/Février 2022. 2. 7. 21:23
# 오전에는 카페와 도서관에서 수업자료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비가 온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날이 개어서, 오늘도 무척 화창한 날씨다. 파리의 위도는 서울보다 높기 때문에 하루하루 해가 길어지는 시간도 더 커야 할 것 같은데, 체감하기에 해가 길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아침 여덟 시가 지나야 해가 떠서 하루가 늦게 시작되는 기분이 든다. 오후에는 14구에서 수업이 있었기 때문에, 점심을 먹은 다음에 버스를 타고 14구로 이동했다. 오늘도 몽수히 공원 일대에는 조깅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평소 내리던 곳보다 한 정거장 더 지나서 내렸다. 거리상으로 큰 차이가 없어 보여서 안 다니던 길로 걸어가볼 생각에서였다. 말로만 듣던 시테 유니벡시테 인근을 거쳐 학교로 걸어오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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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의 일기: 꽃과 요리Vᵉ arrondissement de Paris/Février 2022. 2. 6. 23:10
# 언제 그랬냐는 듯 오늘은 하늘이 온통 울상이다. 새로울 것도 없긴 하지만 오늘은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할 만큼 비가 오기까지 한다. 오전에는 카페에서 알베르 소불의 『프랑스 혁명사』를 읽었다. 혁명의 무대가 되었던 도시에서 이 책을 읽으니 기분이 묘했다. 한 시간 좀 넘게 책을 읽었을까 막 재밌어지려던 참이어서 조금 더 읽다 가고 싶었지만, 점심이 가까워지니 카페가 만원(滿員)이 되어서 그만 밖으로 나왔다. 카페에 올 때보다 빗줄기가 더 굵어져 있어 우산을 쓰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 아직도 카페와 비스트로를 구분하는 게 어렵다. 아마도 ‘카페’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와 다른 데에서 오는 혼동 때문인 것 같다. 테라스를 갖추고 있는 일반적인 카페들은 대개 작은 식당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식사 때가 아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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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의 일기: 조깅Vᵉ arrondissement de Paris/Février 2022. 2. 5. 21:57
# 오늘 대부분의 시간은 카페와 도서관에서 보냈다. 오늘은 파리에 도착한 이후로 가장 맑은 날씨다. 가을이 지나면 대체로 하늘이 쳥명한 한국과 달리, 이곳은 겨울 내내 날씨가 흐리다. 그러다가 오늘처럼 드물게 맑게 개인 하늘이 나타나면,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든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닌지, 학교에 학생들도 정원의 볕이 드는 쪽에 앉아 모처럼만의 햇빛을 반기며 와글와글 떠든다. 이런 날씨에 실내에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지만, 오늘은 선뜻 외출을 하고 싶지 않아서 오전 오후 내내 책을 읽거나 논문을 읽었다. # 오후 네 시가 조금 안 되어 도서관을 나와 기숙사에서 가벼운 옷차림—반바지에 검정색 긴 상의—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이어서 뤽상부르 공원으로 향했다. 조깅을 하기 위해서였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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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의 일기: 영화관Vᵉ arrondissement de Paris/Février 2022. 2. 5. 03:05
# 이른 아침 수업을 들으러 14구로 향했다. 지난 번에는 이론 수업이 진행되었고, 이번 주에는 실습이 진행되었는데 이 수업은 수강취소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한 주 동안 이뤄지는 모든 수업을 다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점심에는 잠시 나키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가 석사과정이 아닌 박사과정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 지금 듣는 수업들은 학점인정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논문 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듣고 있다고 했다. 그밖에 한 시간 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5구로 되돌아왔다. # 오후에는 프랑스어 문법 수업이 있다. 그동안 바르톨로메가 잠시 수업을 맡고 있었다가 오늘부터는 마리옹이 복귀해서 수업을 진행한다. 어느 쪽이든 성의껏 가르쳐주어서 좋지만, 학생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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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일의 일기: 한 바퀴Vᵉ arrondissement de Paris/Février 2022. 2. 4. 00:45
# 아침에는 도서관에서 오늘 수업에 필요한 프로그래밍 프로그램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책을 읽었다. 또 며칠째 까먹고 받아오지 않은 세탁물을 가지러 뤽상부르 공원까지 나갔다. 까칠한 아주머니였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셔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다림질된 옷을 건네며 아주 예쁘게 됐다고 내게 확인시켜 주시길래 인사치레나마 나 또한 상냥히 인사한 다음 가게를 나왔다. 아주머니가 지난 학기 프랑스어 수업을 맡았던 프랑스 교수와 꼭 닮으셨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한 시간쯤 비는 시간을 이용해서 프랑스어 회화 수업을 들었다. A1 수준에 해당하는 수업이지만 가용할 수 있는 시간 안에서 들을 수 있는 유일한 회화 수업이다. 말하는 게 한참 부족해서 아예 마음을 비우고 A1부터 들어도 나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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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의 일기: 59 히볼리Vᵉ arrondissement de Paris/Février 2022. 2. 3. 03:30
# 오늘은 게임이론 수업이 처음으로 시작하는 날이다. 수업이 어느 학과에서 개설되는지에 따라서 개강일정과 방학 일정까지도 달라진다. 이 수업은 파리 대학에서 강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별로 갈 일이 없는 6구로 나가야 한다. 강의장소가 파리대학의 Salle Curie B로만 표기가 되어 있어서 위치를 잘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파리대학도 캠퍼스가 여러 곳에 분산이 되어 있는 데다가, 강의실명만 들어서는 건물의 몇 층 어디쯤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강의실은 제대로 찾을 수 있었다. 수업을 진행하는 BH 교수는 이번에 부임한 신임 교수로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대단히 열정적이다. 본인이 흥분을 하면 말이 빨라지므로 너무 말이 빠르면 얘기를 하란다. 한 친구가 말을 조금만 천천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