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ᵉ arrondissement de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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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6일의 일기: 몽주 광장Vᵉ arrondissement de Paris/Janvier 2022. 1. 16. 19:29
이곳의 행정은 매우 더디고 비효율적이고 복잡하다. 간단한 정보를 구하기 위해서 동일한 문의를 반복해야 한다. 그 절차 또한 정형화된 것이 아니다. 여행온 것이 아니라 학업을 하러 온 나로서는 이러한 상황이 참 답답하다. 프랑스어 수업을 함께 듣는 학생들에게 내가 처한 상황(내일이 개강인데 수강신청을 하나도 하지 못한 상황)을 이야기하니, 법학을 공부하는 한 이탈리아 친구는 완전히 공감한다고 말한다. 이번이 두 번째 학기인 그도 똑같은 상황을 경험했다고. 이탈리아의 행정절차 또한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아는데, 그런 그가 내게 공감을 표하는 걸 위안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 전날 저녁까지 거르고 잠들었기 때문에 이른 아침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왔다. 주말에는 학생식당도 닫는다. 내가 향한 곳은 무프타흐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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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일의 일기: 프랑스어 수업Vᵉ arrondissement de Paris/Janvier 2022. 1. 16. 01:20
# 아침부터 은행엘 다녀왔다. 프랑스에서는 은행이 토요일에 여는 곳이 있다. 기숙사에서 가장 가까운 제네랄 소시에테를 가서 은행업무를 보기 위한 약속을 먼저 잡았다. 처음에는 15시로 잡았다가 나중에 14시로 조정했다. 시간을 24시간 단위로 표현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원래는 16시로 조정을 한다는 게 오후 4시를 먼저 떠올리고 14시로 조정한 것이다. 토요일 업무는 끝났을 것이고, 다음주에 다시 은행에 들러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은행을 다녀온 다음에는 잠시 한국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렀다. 인터넷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랩탑을 이용해 학사일정과 관련해서 네 명의 교수에게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메일을 보냈다. 간단한 정보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여러 명에게 컨택해서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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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의 일기: 학교Vᵉ arrondissement de Paris/Janvier 2022. 1. 15. 02:38
# 지난 밤 한식을 먹으러 무프타흐 시장으로 향했다. 방역패스가 없었기 때문에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는 못하고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메뉴를 주문했다. 다행히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이 한국사람이어서 몇 가지 필요한 정보를 물어볼 수 있었다. 사실 온라인으로 프랑스에서 쓸 방역패스를 신청해 놓은지는 벌써 일주일이 되었는데, 진행상황이 en construction에서 더 이상의 진척이 없었다. 주인 아저씨는 약국에 가면 방역패스를 발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해 주었다. 이른 아침 간단한 면접 및 안내를 마치고 약국에 들러 어젯밤 들은 대로 방역패스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약국 주인에게 방역패스가 몇 달이나 유효한지 물었더니, 그냥 ‘변경이 있을 때까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방역패스가 유럽연합 차원에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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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의 일기: 시행착오Vᵉ arrondissement de Paris/Janvier 2022. 1. 14. 00:13
# 어제 오늘은 기숙사를 들어온 것을 제외하고는 딱히 한 일도 할 일도 없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젯밤에는 미국에 사는 친구와 네 시간 넘게 통화를 했다) 다만 기숙사에서 쓸 인터넷이나 세탁 문제는 미리 확인해두어서 나쁠 것이 없기 때문에 아침 열 시쯤 기숙사 사무실로 가서 관련되는 것들을 물어보았다. 기숙사 담당자인 부사이드 씨는 매번 직접 나서서 도와주기 때문에 고마울 따름이다. 이번에도 물어보니 직접 인터넷 문제를 담당하는 사무실까지 데려다 주었다. 하지만 해당 사무실은 업무시간임에도 열려 있지 않았고, 오후에 다시 한 번 들러 보았지만 역시 열려 있지 않았다. 그리고 나중에 물어 물어서 코로나로 인해 사무실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 같은 시국에 그리 놀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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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2일의 일기: 첫 걸음Vᵉ arrondissement de Paris/Janvier 2022. 1. 12. 21:55
굽이굽이 먼 길을 돌아왔다. 참으로 먼 길이었다. 아직도 내가 서 있는 이 곳이 번듯한 길인지 잘못된 길인지 모른다. 모든 걸 알고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새벽 비행기에서는 허공 아래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심연 속에서 이따금 모닥불처럼 도시의 불빛이 떠오를 뿐이다. 이름 모를 도시의 불씨는 어둠을 뚫고 지글지글 커졌다가 이내 힘없이 휘청이며 사그라든다. 종착지에 다다를 즈음 지평선 멀리 뜨거운 바다가 보였다. 저녁놀을 거꾸로 쳐벅아 놓은 듯, 해가 떠오르는 동녘으로 핏빛 실선이 비현실적일 만큼 강한 척력으로 창공을 밀어낸다. 서서히 어둠이 가실 즈음 주위에 복잡한 해안선이 보였다. 다시 보니 구름들 사이로 드문드문 드러나는 도시의 조각난 윤곽들임을 깨닫는다. 경유지인 암스테르담에서 파리에 안착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