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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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 중국의 첫인상, 정닝루 야시장과 중산교(正宁路夜市&中山桥, 兰州)여행/2017 중국 甘肅 2017. 6. 22. 21:39
비행기가 구름 아래로 나려왔을 즈음, 간쑤성 일대의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해발 1,400m에 자리잡은 란저우이 땅에 이토록 산들이 빽빽히 자리잡고 있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상하이를 경유해 란저우로 도착한 시각이 7시 30분 경. 여기도 여름인지라 저녁인데도 아직 하늘이 꽤 밝았다.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은 우중충했다. 인천발 상하이행 비행기가 연착되어 푸동 공항에서 분주하게 돌아다녔던 걸 빼면, 오는 길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란저우 중촨 공항에 착륙할 즈음, 비행기 아래로 내려다 보였던 끝없는 누런 산들이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한 보이는 산들은 컴퓨터로 그라데이션을 넣은 무생물 같아 보이기까지 했다. 끝없이 출렁이는 능선의 리듬을 눈으로 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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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간쑤(甘肃)가 좋다!여행/2017 중국 甘肅 2017. 6. 21. 00:18
여행을 다닐 수록 여행의 매력에 빠지는 건지, 그냥 간쑤성 자체가 매력 넘치는 곳인지, 지금껏 했던 여행 중 가장 좋았던 여행이었다.첫 중국 여행, 그 중에서도 간쑤성을 택한 건 순전히 실크로드를 여행하고 싶다는 막연한 환상 때문이었다.물론 실크로드를 제대로 여행하려면 시안이 자리한 산시성, 우루무치가 자리한 신장-위구르 자치구까지 들러야 하지만,6박 7일이라는 한정된 일정상 간쑤성에만 집중하기로 했고 이건 올바른 선택이었다.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여행을 통해 편견을 깰 수 있다는 점이다.사실 나는 중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이 없었다.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그렇지만 친절한 사람들, 정돈된 공공시설, 찬란한 문화유산을 접하면서 중국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방언을 쓰는 간쑤성 사람들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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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인연(因緣)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13. 00:57
인천 시도(矢島)에서.. 인연이란 게 뭘까.원해서, 또는 원치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 왔지만, '사람'이라는 것은 생각할 수록 경외(敬畏)로운 존재다.때로는 숭고(崇高)함에 놀라고, 때로는 조악(粗惡)함에 놀란다. 원주에서 산행을 마친 날, 저녁에 서울로 돌아와 J와 서울의 정동 일대를 구경했다.마침 덕수궁이 야간개방을 하는 날이라 천천히 궁궐의 밤풍경을 즐겼다.그리고 이후로도 또 다시 한 번 만날 기회가 있었다.이번에는 인천의 영종도에 달린 외딴 섬이었다.신시모도라고도 줄여 부르는 이 지역에서, 비록 치악산의 날씨는 다시 찾아오지 않았지만, 한껏 라이딩을 즐겼다.아무런 관광객도 없는 자유로운 라이딩이었다. J는 인도 아그라의 시칸드라에서 만났다.그리고 J가 한국으로 입국한 뒤 서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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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사(九龍寺)까지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10. 01:37
내려오는 길에 다시 바라본 산등성이 소나무는 언제봐도 참 멋있다.여름철 골칫거리인 송화(松花)가 한창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J와 나는 정상에서 충분히 경치를 둘러 본 후, 구룡사 방면으로 따라내려 갔다. 이쪽 코스로는 계단이 더 잘 정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입석사 코스보다는 더 힘이 들겠다 싶었다. 치악산은 2시 이후로는 입산금지인데, 한참 내려간 뒤에도―우리가 비로봉을 떠난 시각이 대략 12시쯤이었다―여전히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단풍나무는 활엽수니 올해 새로 잎을 틔우는 것일 텐데도, 새순의 색깔이 어른 잎사귀와 눈에 띄게 다르다이 좋은 날씨 속에 얼마나 빠른 속도로 새로운 잎을 밀어내고 있다는 말인가..사소한 발견이지만, 자연의 왕성(旺盛)함에 감탄했다 치악산 땅덩어리를 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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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비로봉(飛蘆峯)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10. 01:03
구름이 낮게 깔린 원주의 하늘 높고 낮은 산들 한가운데 원주가 살포시 내려앉아 있었다 예상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정상에 도착했다. 입석사에서 출발할 때보다 눈에 띄게 구름이 늘었다. 날씨가 변화무쌍했기 때문에, 오랜시간 정상에 머물며 경치를 감상했다. 참 우악스럽게도 영겁의 세월 동안 치악산을 지탱해온 기암괴석들 고개를 하늘로 올려 비로봉의 공중을 올려다 보았다 월악산(1,097m)보다 치악산(1,288m)이 더 높은 데도, 치악산을 오르는 것이 더 무난했다. 일단 월악산에서 한 번 단련을 한 데다, 치악산을 오른 날은 날씨도 따라줬다. 무엇보다 쉬운 코스 중의 하나인 입석사 코스를 택한 덕이 컸다. 매우 협소한 월악산 정상(영봉)과 달리, 비로봉은 꽤 널찍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았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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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사(立石寺)로부터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10. 00:28
입석사에서 올려다본 하늘 7시 반쯤 길을 나섰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지역에 가든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분식집에서 라면과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그리고 80번대 버스를 타고 입석사로 향했다. 산의 서쪽에 위치한 입석사를 출발코스로 삼은 이유는 간단했다. 산 북쪽의 구룡사에 교통편이 훨씬 자주 오가기 때문이다. 월악산을 등산할 때처럼, 되돌아오는 길에 히치하이킹을 하는 것보다는 버스로 수월하게 오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버스는 등굣길에 오른 학생들로 바글바글했다. 거의 입석사에 다다를 즈음이 되어 똑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르르 내렸다. 한순간에 버스가 한산해졌다. 낙락장송(落落長松)들 사이에서 바위 위에 대담하게 자리잡은 어린 소나무 하늘이 눈이 시릴만큼 파랬다. 산의 녹음(綠陰)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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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삼고초려(三顧草廬)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7. 17:11
구룡사의 풍경(風磬) 이럴 때 삼고초려라는 표현을 쓰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월악산 : 최악의 미세먼지비봉산 : 산 전체 폐쇄;;그리고 치악산...?!? 정말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날씨가 도와줬다.산행 당일 구름낀 날씨가 예상되었지만 이른 아침에는 날씨가 쾌청했다.입석사를 시작점으로 치악산을 오르기 시작할 즈음 뭉텅뭉텅 흰 구름들이 몰려들고는 있었지만, 산행 내내 깨끗한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그리고 치악산을 내려와 구룡사에 이르렀을 즈음 하늘은 다시 구름으로 어두워지고 있었다. '악(嶽)' 자가 들어간 산을 오르는 게 5월에만 벌써 두 번째였다.그리고 좋은 날씨와 더불어 산을 오를 수 있게 된 것은 세 번째만에야 가능했다.J와 나는 날씨가 도와준 데 대해 다행히 여기며 부지런히 입석사로 향했다. 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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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韓紙) 축제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6. 18:35
언덕에 자리잡은 한지 테마파크, 원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른 저녁을 먹고 한지 테마파크에 도착한 시각이 7시가 좀 안 된 시각이었다. 여전히 밝았다. 개막행사를 보러 온 시민들로 공원입구가 북적였다. 사슴 형상의 등불, 청계천 등불축제에서 보던 것과 비슷하다원주가 옛부터 '한지'로 유명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한지 공예 #1 한지 공예 #2 개막식장은 사람들로 너무 붐벼서 곧장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인테리어 소품, 분식, 한지제작 체험 등 여러 부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이 역시 스킵하고 미술관으로 향했다. 미술관에서는 상설전시와 특별전시가 진행중이었다. 상설전시는 한지의 역사에 관한 내용이었고, 특별전시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요금(2천 원)을 내야 했다. 특별전시회가 인상적이었다. 지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