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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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字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10. 00:25
대만은 번체자를 사용한다. 고로 한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된다는 점에서 정직하다. 간체자를 쓰는 본토의 경우 저런 한자가 있었던가 하는 어색한 글씨도 많고, 조금만 낯선 한자가 보이면 번체자가 따로 있나 하는 물음표가 따라붙곤 한다. 각설하고 그래서 대만의 길거리는 어딜 가나 빽빽한 한자 투성이다. 영화 을 연상시키는 후줄근한 거리의 분위기와 여기가 중화권은 중화권이구나 하게 만드는 한자들.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에 와서 한글이 가득한 거리를 보며 이런 비슷한 이질감을 느낄까 싶다. 대만사람들은 특별히 좋아하는 숫자가 있다. 바로 8. 나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숫자다.그런데 온갖 8의 집합체가 있으니 바로 타이베이 101 빌딩이다. 마치 컵케익을 층층이 쌓아올린 형상의 이 빌딩은, 총 8개의 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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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門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9. 23:28
짧은 기간이지만 대만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가장 눈에 띄었던 것 중의 하나가 '문'이었다. 봄을 맞이해서 좋은 기운이 집으로 흘러들어 오라는 의미로 각양각색의 문구가 현관을 현란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대단한 건 아니어도 이러한 일상의 소소한 의식이 자신들의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었다. 심지어 대문이 없는 다세대 주택에서도 현관문에 어떤 식으로든 장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대개 빨강을 활용한 장식을 쓰다보니 어딜 가든 눈에 띄더라. 그리고 가만 들여다보면 집집마다 똑같은 장식이 하나도 없어서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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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 / 진과스(金瓜石:jinguashi)~지우펀(九份:jiufen)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9. 12:12
11. 루이팡역 역무원에게 오늘 벌써 두 번째 도움을 받았다. 처음에는 핑시시엔 프리패스를 살 때 도움을 얻었다. 이번에는 진과스로 향하는 버스를 어디서 타야할지 물었더니 엄청 적극적으로 답변해주었다. 어떤 건물로 가야할지 그 건물이 보이는 장소로 나를 이끌고 가서는 버스 정류장의 위치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모를 때는 일단 물어본다. 12. 예스진지 중 스펀 정도만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사실은 스펀이 예스진지의 그 '스'인 줄도 몰랐다), 일단 진과스를 가보고 시간이 남으면 지우펀도 가보기로 했다. 지우펀은 사람에 치일 정도로 붐빈다길래, 사람 구경을 하러 가고 싶지는 않아서 애당초 별로 관심은 없었다. 13. 진과스는 예상외의 성과였다. 일단 내가 간 시각에 사람이 아예 없다시피 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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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 / 핑시시엔(平溪線:pingxixian)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9. 00:47
0800 숙소 출발 0855 루이팡행 MRT 탑승0955 핑시시엔 탑승1010 허우통1130 스펀1400 핑시~징동1600 루이팡역 복귀1630 진과스1830 지우펀2055 루이팡역 출발2200 중정기념관2230 숙소 복귀 1. 어제 피로가 가시지 않아서 알람 소리가 울리는 와중에도 이불 속에서 뭉그적거렸다. 결국 생각보다 느즈막히 숙소를 나섰더니 간발의 차로 루이팡행 열차를 놓쳤다. 그리고 연달아서 핑시시엔 열차도 늦게 탑승했다. 꼭 하나를 놓치면 나머지 하나도 놓치게 된다. 이번 여행에서는 왜 이리 교통 운이 안 따라주는지. 2. 대만에 오기 전에 알아본 바로는 많은 사람들이 근교여행지로 담수이와 '예스진지'를 많이 가는 듯 했다. 담수이는 어제 다녀왔으니 됐고, '예스진지'의 네 군데를 다 둘러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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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 / 스린야시장(沙林夜市:shilin yeshi)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8. 13:32
17. 스린야시장은 우리나라의 남대문시장과도 같은 곳이다. 차이점이라면 남대문시장에서는 점포들이 하나둘 문을 닫을 시각이 스린야시장은 한창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시각이라는 점이다. 도착 이후 제대로 된 끼니를 먹지 못했기 때문에 진티엔(劍潭) 역으로 향하는 내내 먹방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났다. 도착하자마자 우선은 시장의 중앙에 마련된 지하 푸드코트로 향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죽 한 번 둘러봤는데 가게마다 메뉴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나마 사람이 덜 붐비는 가게에 자리를 잡고 우육면을 먹었다. 개인적으로 먹는 재미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대만은 워낙 먹거리가 유명하니 스린야시장에서는 이것저것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메뉴판의 그림을 보고 우육면을 시키면서 병맥주도 하나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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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 / 담수이(淡水:tamsui)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8. 00:49
1510 숙소 도착1600 여행 출발1630 중정기념당 자유광장1800 담수이2000 스린야시장2200 숙소 복귀 1. 생각했던 것과 달리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륙시간이 늦어졌고, 입국심사가 길어졌고, 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버스 이용객이 너무 많아서 버스 탑승까지 한참 대기해야 했다. 시간이 누적되고 누적된 결과 3시가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고, 본격적인 활동은 오후 4시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반나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담수이와 스린야시장에 다녀왔으니 오늘 하루 일정은 가히 강행군이라 할 만하다. 2.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정했는데 호스트는 그다지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것 같다. 프로필에 소개된 이름으로 보건대 일본인인 것 같았다. 서로 영어가 모어가 아닌 상태에서 온라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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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Taipei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7. 13:36
'발견이라 함은 ‘큰 차이’가 아닌 ‘작은 차이’에서 출발한다.' 이번 대만 여행에서 얻은 교훈이다. 애당초 프랑스-이탈리아 여행을 저울질하다 여행지를 수정한 탓인지, 여행 전부터 대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와 공식적으로 수교가 단절된 나라, 우리보다보다 1인당 GDP가 낮은 나라 등등. 게다가 같은 동아시아 문화를 공유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라고 해봐야 얼마나 ‘새로울’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올해 봄 벨기에 공항 테러와 구마모토 지진이 잇따르면서 여행 계획 수립도 추진력을 잃어 갔고, 굳이 계획에 없던 나라로 떠나는 것도 국내여행을 하는 것도 그 자체가 하나의 의무로 느껴졌다. 누군가가 재난에 허덕이는 와중에 유유자적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