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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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韓紙) 축제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6. 18:35
언덕에 자리잡은 한지 테마파크, 원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른 저녁을 먹고 한지 테마파크에 도착한 시각이 7시가 좀 안 된 시각이었다. 여전히 밝았다. 개막행사를 보러 온 시민들로 공원입구가 북적였다. 사슴 형상의 등불, 청계천 등불축제에서 보던 것과 비슷하다원주가 옛부터 '한지'로 유명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한지 공예 #1 한지 공예 #2 개막식장은 사람들로 너무 붐벼서 곧장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인테리어 소품, 분식, 한지제작 체험 등 여러 부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이 역시 스킵하고 미술관으로 향했다. 미술관에서는 상설전시와 특별전시가 진행중이었다. 상설전시는 한지의 역사에 관한 내용이었고, 특별전시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요금(2천 원)을 내야 했다. 특별전시회가 인상적이었다. 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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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장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5. 14:05
원주에 온 이상 중앙시장을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J는 이전에 원주에 왔을 때―치악산을 오르지 못했을 뿐 J는 이미 원주에 온 적이 있었다―봐둔 가게가 있다고 했다. 원주 중앙시장에 들어서면 왼편으로 꽤 커다란 상가건물이 보이는데, 지하로 내려가면 한 쪽은 분식집, 오른편은 돈까스가게로 꽉 차 있다. 서로 다른 돈까스를 시켜서 나눠 먹었다. 맛있었다. 사실은 이 돈까스 가게가 아닌 다른 맛집을 찾고 있었다. 그렇지만 딱히 원주만의 명물이라 할 만한 음식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원주에 사는 사람―관광안내센터 직원―에게 원주에서 반드시 가볼만한 음식점을 소개해 달라고 했는데, 소개받은 곳이 어째 영업중인지도 분명하지 않은 곳이었다. 별 다른 도리가 없었다. 약간 이른 저녁을 먹고 나니, 여전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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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로 끝난 협상(協商)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3. 02:08
대단할 것 없지만 J의 일을 몇 가지 도와준 적이 있다. J는 우리나라의 158개 지역을 모두 다 둘러본 한국여행 베테랑이다. 한국에서만 여행을 위해 오롯이 1년 넘는 시간을 보냈고, 대부분의 면에서 나보다 한국여행에 대해 훨씬 상세히 안다. (그가 제안하는 국내여행에 별 이견을 달지 않고 같이 다니는 이유다) 문제는 간단한 인사말이나 몇 가지 명사 외에는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바라는 것은 조금은 엉뚱하지만 '한국 관광산업에 보탬이 되는 것'이었다. (그는 호주 국적에다 한국관광산업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쏟을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J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는 태국보다, 한국이 더 관광산업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주변국 중국이나 일본과는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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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감영(江原監營), 조선시대의 강원도청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3. 01:37
입구를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 선화당(宣化堂) 덜컥 원주역에서 하차. 출구 한켠에 보일락말락 관광안내센터가 있었다. 원래는 비봉산에서 충주호를 내려다보고 있어야 할 시각에, 원주에서 할만한 것, 갈만한 곳을 찾아야 했기에 직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멀지 않은 근교에 간현유원지나 고급 박물관이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그 먼 곳까지 나가는 것은 무리였다. 물론 택시를 타고 이동해도 되지만, 이미 오전에 교통수단에 너무 많은 예상외 지출이 발생한 터였다. 나와 J는 역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강원감영을 먼저 들르기로 했다. 역대 관찰사―오늘날로 치면 도지사―들의 비석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다 단청 넉넉히 시간을 잡고 봐도 다 둘러보는 데 5분에서 10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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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두 번째 늦봄 여행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2. 18:33
예정보다 하루 일찍 도착한 원주 월악산을 다녀온지 2주쯤 지나고 J와 연락이 닿았다.때마침 둘 다 신촌에 있었기 때문에 신촌에서 잠시 얼굴을 보기로 했다.J가 전부터 이야기한 것이 있었다.한국의 22개 국립공원을 다 다녀왔는데, 월악산과 치악산을 못 가보았다고.대충 짐작은 했지만, 치악산에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었다.덧붙여 겸사겸사 제천의 비봉산에 들르지 않겠냐고.집앞에서 술이라도 한 잔 하자는 것처럼,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_-;; 월악산에 다녀온 뒤 2주간은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어느 정도 일정의 여유가 생긴 상황이었다.뭐..흔쾌히 가자고 했다.여행객―현지인보다 현지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여행객이기는 하지만―인 J가 우리나라의 이모저도 둘러보는 데 동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게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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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덕암(寶德庵) 가는 길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5. 31. 14:15
봄산 하산길이 끝날듯 끝나지 않았다. 보덕암에 이르려면 중봉과 하봉을 차례로 지나야 했는데, 하산 속의 등산이었다. 얼마를 오르락 내리락 했을까, 나타나야 할 암자는 보이지도 않고, 길이 도대체 언제 끝나나 싶은 생각이 들 즈음, 보일락말락 암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람쥐 씨 이날 뱀을 세 번이나 봤다한 번 보기도 어려운 걸 세 번씩이나 보다니 신기했다 옛 때깔을 벗기도 전에 서둘러 새순을 돋우는 풀잎 이제는 정말 준비를 해야할 시간.....바로 히치하이킹. 분명 히치하이킹을 제안한 건 J였는데, 어째 나설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았다. 너가 한국어는 잘하니까 얘기 좀 해보고 와봐~라니.. 뭣이라...-_- 외국인이라 더 어필할 수 있다더니... 어쨌든 암자 한켠에서 한창 정원 손질을 하고 계신 스님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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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봉(靈峯)으로!!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5. 30. 15:50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목 우리나라 산 가운데 꼭대기를 '영봉(靈峯)'이라 일컫는 곳이 딱 두 군데라고 한다. 백두산과 월악산. 뭔가 영험한(?) 산을 오르는 기분으로 기합을 바짝 불어넣고 산을 올랐다. 보정을 한다고 했는데도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가 짧다 드디어 영봉이 눈에 들어오고~ 나름 1000미터 이상되는 산을 올랐다는 뿌듯함을 느꼈다'~'그런데 왜 이렇게 다리가 무겁지..ㅎㅎㅎㅎㅎ 산이름을 '월악(月嶽)'이라 붙였을 때에는, 옛사람 중 누군가 밤중에 달빛이 비추는 산을 본 적이 있다는 얘기일 터. 그런데 도대체 먼 옛날 사람들은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한밤중에 이런 험한 산을 어떻게 올랐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근데 과연 달빛이 영봉의 바위를 비추는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 굉장히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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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꽃들, 그리고 진달래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5. 28. 22:12
진달래가 한창인 월악산의 봄 우리는 덕주사부터 올랐는데, 쉬운 코스가 아니었다. 내려올 때에는 보덕암으로 내려왔는데, 도합 6시간이 걸렸다. J는 가능하면 풀코스로 월악산을 종주하고 싶어했는데, 나도 같은 길로 내려오는 건 별로였기 때문에 흔쾌히 보덕암으로 내려왔다. 문제는 검은색으로 표시된 전문가 코스가 길었다는 것.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아직 망울을 터뜨리지 않은 진달래가 많이 남아 있었다 이름 모를 꽃 #1 이름 모를 꽃 #2 이름 모를 꽃 #3 서울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춘 벚꽃도 월악산에는 드문드문 남아 있었다 J는 여러 면에서 산행스타일이 나와 달랐다. 나는 전형적인 우리나라사람들처럼 베낭을 메고, 등산 중간에 요기할 거리를 챙겨가곤 했었다. 그러나 J의 스타일은 정반대였다;; 최대한 홀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