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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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삶은 더 편하지일상/film 2016. 10. 3. 17:03
Living is easy with eyes closedMisunderstanding all you seeIt's getting hard to be someone but it all works outIt doesn't matter much to meLet me take you down, cause I'm going to Strawberry FieldsNothing is real and nothing to get hung about Strawberry Fields forever 이렇게 영화 제목을 멋있게 뽑아내기도 어렵지 않을까. 그러나 영화의 제목은 사실 존 레논의 라는 곡의 가사에서 따온 것이다. 스페인 영화제의 첫날에는 를 봤는데, 이 영화를 보려고 영화관을 방문한 날은 공교롭게도 스페인 영화제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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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과학일상/book 2016. 10. 2. 15:26
요즘 고등학생의 8할이 이과를 택한다고 했던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 실업난이 고등학교 교실의 풍경마저 바꿔 놓고 있다. 한편 오늘날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인문학의 지평마저 바꿔놓을 기세다. 그런 면에서 여러 학자들의 연구주제를 하나의 글로 엮어낸 이 책은 무척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요컨대 인문학의 영역에서 논의해온 도덕, 감정, 이성의 문제를 뇌과학 연구를 통해 설명낼 수 있다는 것이다. 칸트의 일반의지마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대목에서는 정말이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여전히 '가치'가 충돌하는 영역이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고는 있지만, 지구상의 모든 동물 가운데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다고 여겨져온 '생각'이라는 것을 과학으로 환원하여 설명할 수 있다는 이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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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Fall in Love일상/film 2016. 10. 1. 01:45
저번에 올린 가을 로맨스 영화에 관한 포스팅이 영 부실한 것 같아 아쉬웠는데 그간 두 편의 영화를 또 봤다...ㅋㅋ 그 첫 번째 주자는 2011년도에 우리나라에 개봉해서 올해 가을 재개봉한 '우리도 사랑일까'. 원제는 다. 두 사랑 사이에서 이리저리 갈팡질팡하고 저울질하다 결국 본인의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결정을 내리는 여주인공을 보며, 에서 자기중심적이었던 여주인공 썸머가 연상됐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사랑은 이기적이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때로는 헌신적이기도 하다. 또한 조심스럽기도 하고 대담하기도 하다. 사실 여주인공인 마고의 양자택일(정말 양자택일이란 말밖에...;;)로 인해 버려진 다른 하나는 평생을 안고 갈 깊은 상처를 받았을 터. 그러나 감독은 사랑의 이러저러한 단면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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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Verdad일상/music 2016. 9. 29. 08:16
딱!! 이맘때는 아니고 한두 달 앞선, 그러니까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대던 작년 한여름에 한~창 들었던 곡이다.습관대로 한 곡에 꽂혀서 이 곡만 무한반복으로 엄청 들었던 것 같다. 나중에는 질리지 않게 아껴뒀다 들어야겠다 싶었을 정도로;;아마 라틴가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곡을 알 수도 있을 것 같다.멕시코의 락밴드로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마나(Maná)"와 우리에게도 익숙한 팝가수 "샤키라(Shakira)"의 콜라보레이션 곡이라 발매 당시에도 큰 주목을 받았었다.앨범 판매 면에서도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뒀었고.. 여튼 감미로운 기타 선율에 가사 또한 서정적인 노래다!!!ㅎㅎ영어로 된 번역이 스페인어와 비교하기에 더 나을 것 같아서 검색했더니, 몇 가지 오역이 있어서 좀 바로잡긴 잡았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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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Beloved)일상/book 2016. 9. 27. 16:19
"백인들은 겉으로 보이는 태도가 어떻든, 새까만 피부 밑에는 예외 없이 정글이 도사리고 있다고 믿었다. 항해할 수 없는 급류, 줄타기를 하며 끽끽대는 개코원숭이, 잠자는 뱀, 백인들의 달콤하고 하얀 피를 언제나 노리는 붉은 잇몸. 어떤 점에서는 백인들이 옳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들에게 흑인들이 사실은 얼마나 점잖고 영리하고 다정하고 인간적인지를 입증하려고 기를 쓰면 쓸수록, 흑인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백인들에게 납득시키느라 자신을 소진하면 할수록, 흑인들의 마음속에는 점점 더 깊고 빽빽한 정글이 자라났으니까. 하지만 그 정글은 흑인들이 어디 살 만한 다른 곳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백인들이 흑인들의 마음속에 심어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정글은 자라났다. 퍼져나갔다. 삶 속에, 삶을 통해,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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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共有)하지 못한 여인들일상/film 2016. 9. 23. 00:03
오랜만에 보는 스페인영화다. 즉흥적으로 예매해서 극장을 갔는데, 알고보니 간 날이 스페인 영화제의 개막일이었다. 몇몇 스페인사람들이 무리지어 오고, 주한 스페인 영사까지 와서 환영사를 했다. 웬 미남이 스크린 쪽에 계속 서있나 했는데, 운영진에서 영사님이라고 소개하지 않았다면 그냥 스페인에서 온 잘생긴 사람 정도로 알았을 뻔했다;; 심지어 젊어보였는데 영사라니 좀 부럽기도 하고.. 여튼 스페인 영화라고 소개는 했지만, 정확히는 바스크 지방에서 만들어진 영화다. 바스크 지방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빌바오의 구겐하임 뮤지엄이 위치한 그 일대의 지역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카탈루냐 지방만큼 스페인 내에서도 경제적으로 부강한 지역이고, 꾸준히 스페인 중앙정부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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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로맨스를일상/film 2016. 9. 22. 15:29
계절이 계절인지라 가끔은 이런 영화도 괜찮은 것 같다. 사실 우디 앨런 영화는 사랑을 소재로 하긴 해도 오히려 코미디에 가까운 느낌이기는 하지만... 떡하니 제목을 거창하게 달아놓고서, 달랑 영화 한 개 포스팅이라니 좀 아쉽다. 앞으로도 몇몇 로맨스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같은데, 일일이 챙겨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프랑스 영화 정도는 보고 싶기는 하다. 감독 본인이 유태계이기는 하지만, 유달리 유대인에 대한 유머코드가 많이 등장하는 영화였다. 유대교에서는 사후 세계에 대한 관념이 없다는 게 좀 놀라울 뿐이었다.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유대교에서 가톨릭교로 거침없이 바꾸는 등장인물들의 엉뚱한 행동은, 비록 희화화되기는 했지만 죽음이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보게 했다. 영화 속의 배우가 말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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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오스만 제국에서 아랍 혁명까지일상/book 2016. 9. 20. 00:00
개인적스로 스페인 미술을 좋아한다. 피카소, 달리, 호안 미로, 벨라스케스, 고야까지...예술의 도시라면 파리와 뉴욕일지 몰라도, 작가 개인의 재능을 놓고 볼 때는 스페인 작가들의 개성이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졸업 후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갈 때, 유럽 일주 대신 이베리아 반도 일주를 택한 것도 스페인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아랍에 관한 서적을 읽고 나서 뜬금없이 스페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스페인 여행이 아랍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다. 3주 동안 순례자의 길이 위치한 북부지방을 제외하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쭉 돌아다닌 결과,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바르셀로나였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다웠던 곳이 안달루시아(스페인 남부) 지방이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모자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