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추격(chasser)일상/film 2016. 11. 19. 15:30
좀 더 좋은 포스터가 있었을 것 같은데, 일단 되는 대로 포스터를 싣는다. TARGET 1. 가족돌연 사라진 딸 켈리. 뒤늦게 가족은 딸이 이슬람에 경도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지하디스트가 되기 위해 중동으로 홀연히 잠적한 것. 그 누구라도 당혹스러울 상황. 무엇이 소녀를 이슬람으로 이끈 것일까. 그리고 그녀를 구해내기 위해 가족은 모든 시간과 모든 비용을 기꺼이 바친다. 그러나 딸의 모습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고, 가족의 유대는 무너져간다. 이제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묶어주는 것은 오로지 '딸의 구출'이라는 목적뿐. 그들의 관점에서 '구출'일 뿐, 자진해서 지하디스트가 된 딸은 '구출'되기를 거부한다. 이 모든 것은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에 있을 법한, 특히나 유럽이라는 점을 감..
-
조르주 심농 추리소설집일상/book 2016. 11. 18. 22:50
부산 여행 중 심심풀이 땅콩으로 읽었던 조르주 심농(Georges Simenon)의 단편집. 대-박이었다. 네 편의 에피소드 모두 재미있게 읽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와 였다.옮긴이(임호경 譯)는 국내에서 "조르주 심농"이라는 작가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 하는데, 실제로 프랑스어 문학계(작가는 벨기에 출신이다)에서는 쥘 베른과 알렉상드르 뒤마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번역/출간된 책이 조르주 심농의 작품이란다. 달리 말해, 빅토르 위고, 알베르트 카뮈, 생텍쥐베리, 스탕달 같은 기라성 같은 프랑스 작가들보다도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는 소설이라는 것. 과연 읽는 동안 나도 책을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추리소설인지라 느낀 점을 따로 남기는 대신, 책의 끝에 실린 옮긴이의 서평 가운데 '매우 ..
-
토종을 지켜라일상/film 2016. 11. 18. 22:28
양(羊)이 등장하는 조금은 특이한 포스터. "램스"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나는 "Lambs(어린 양)"를 떠올렸다. 그러나 이 영화의 원제는 "Rams(숫양)"이다. 영화를 보면서 왜 "Lambs"가 아닌 "Rams"인지 알 수 있었다. 지방 토종의 '양'을 지켜내기 위한 두 형제의 고군분투기. 단순한 스토리일지 모르겠지만, 이 스토리는 단순히 동물과 사람의 스토리 이상이다. 동시에 형제애를 발견하는 이야기, 이웃에 대한 이야기, 목적을 이뤄나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얼마전 마이클 샌델의 를 읽은 탓일까, 스크래피(scrapie)에 감염된 양이 발견된 것을 두고 어떤 조치를 취할지 논의하는 장면에서 "트롤리 문제"가 떠올랐다. 감염이 확실시되는 양 한 마리 때문에 감염됐는지 안 됐는지 알 수 없는 양들..
-
샹송 3人3色일상/music 2016. 11. 9. 01:52
# 달리다(Dalida) # Favorite Song : Histoire D'un Amour, Parole parole, Le temps des fleurs, Eux, Parle Plus Bas날씨가 부쩍 쌀쌀해져서 그런가 예전에 듣던 샹송들이 떠오른다. 유명한 샹송 가수들이야 많지만 오늘 소개할 곡들은 따로 소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튠즈에서 음원을 따로 구매했던 곡들이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에 소개하는 가수의 곡은 음원은 따로 없는 듯;;)빠로레 빠로레~라는 멜로디의 명곡을 부른 달리다(Dalida). 해당곡인 는 달리다의 노래도 노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중간중간에 삽입된 알랭 들롱의 내래이션이 노래보다 더 감미로운 것 같다;;; 프랑스어가 이래서 듣기 좋다는 거구나 싶었다. (그러곤 스페..
-
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일상/book 2016. 11. 7. 00:12
"권력분립의 원칙이나 커뮤니케이션의 기밀 유지가 모든 상황에서 절대적이며 무조건적으로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헌법의 입안자들이 미합중국 정부의 구성을 기획하고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3개 정부기관으로 권력을 나누는 포괄적인 시스템을 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권력기관들이 절대적으로 독립되어 각자의 길을 가도록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자유의 보장을 위해 권력의 분산을 추구하는 것뿐 아니라 한편으로는 이 분산된 권력을 운용 가능한 하나의 정부체제로 통합하는 것 역시 헌법이 추구하는 이상이다. 헌법은 이들 권력 기관이 분리되었으면서도 상호의존하며, 자율을 누리면서도 서로에게 생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을 명한다. 대통령 측이 주장하듯 대통령의 특권을 군사적, 외교적으로 민감하다..
-
빈곤(貧困)의 굴레일상/film 2016. 11. 7. 00:07
의 각본가가 참여했다는 말을 듣고 고민 없이 예매. 역시..... 재미있었다!!가 정부 수사기관의 머리싸움과 액션이 잘 드러난 영화였다면, 이 영화의 경우 '만성적 빈곤'이라는 보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급전(急錢), 대출 상환, 채무 관련 법률 상담 등 차창 너머로 스쳐지나가는 간판의 문구들은, 금융위기 이후 더욱 가속화된 중산층의 붕괴와 오래된 가난의 굴레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소몰이를 하는 사내들, 영세한 은행의 직원들, 변변한 메뉴조차 갖추지 못한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쇠락한 도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화면에 담고 있다. 영화 종반부에서 아이들에게 가난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던 크리스 파인의 대사가 인상적이었는데,단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 존 ..
-
돈과 정의일상/book 2016. 11. 6. 01:17
&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경제학자들은 시장은 교환되는 재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시장은 흔적을 남긴다. 때때로 시장가치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비시장가치를 밀어내기도 한다.""부패라고 하면 흔히들 부정 이득을 연상한다. 하지만 부패는 뇌물이나 불법 거래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 어떤 재화나 사회 관행을 부패시키는 행위는 그 평판을 깎아내리는 행위고, 가치를 합당한 수준보다 낮게 평가하는 행위다.""민주주의는 완벽한 평등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시민에게 공동체적 생활을 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려면 배경/사회적 위치/태도/신념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매일 생활하며 서로 부딪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의 차이를 견뎌내고 이를 놓고 협..
-
모조품(模造品)일상/film 2016. 11. 4. 00:31
(허탈한 웃음ㅎㅎㅎㅎㅎ) 영화를 보다 깜박 졸기는 또 오랜만이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_=ㅋㅋ 나중에 시놉시스를 확인해보니 내가 영화를 이해한 방식에 큰 오류가 있었다. 그 오류 때문에 오히려 영화를 더 있는 그대로 봤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여튼.. 당신은 오리지널과 짜가 가운데 무엇을 원하는가?모두들 진품을 선호할 것인다.그러나 시장에 온갖 이미테이션이 판을 치는 것 보면 모조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예를 들어 명품백 몇 개 정도는 진품으로 구색을 갖춰 놓더라도, 나머지는 모조품을 사놓는 게 더 경제적일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조품에 유혹을 느낀다.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한 번 질문.진품과 똑같은, 완벽하게 똑같은 모조품이 있을 때, 여전히 진품을 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