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있는 글
-
마치 내가 나를.. (As if, I have missed myself)주제 있는 글/Théâtre。 2023. 10. 22. 22:31
10월 중순 가을밤의 혜화동은 퍽 추워서 겨울의 문턱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로니에 공원 옆 빨간 벽돌로 된 아르코 극장은 언제 봐도 고즈넉한 느낌이 있다. 해질녁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이제 유백색 가로등 불빛을 받아 생기 없는 암록색을 띠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간이 가판대 앞에 앉아 연극 티켓을 파는 사람이 부루퉁한 얼굴로 관객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낙산으로 접어드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혜화동(惠化洞)이라는 한자가 검은색 양각으로 새겨진 한 가게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했다. 은 '나'라는 존재 안에서 쉼없이 충돌하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연극이다. 소설도 그렇고 영화와 그림작품도 그렇지만 가끔은 클래식한 걸 즐기다가도 아예 아방가르드한 것에 관심이 간다. 흔히들 고전적인 ..
-
두 개의 전선(戰線)주제 있는 글/<Portada> 2023. 10. 20. 13:29
Guerre Israël-Hamas : la bataille diplomatique entre les Etats-Unis et les pays arabes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과 아랍국가간의 외교 전쟁 L’engagement pro-israélien à sens unique des Etats-Unis suscite l’incompréhension dans les capitales arabes.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지지가 아랍 주요국들의 몰이해를 부추기고 있다. unique (qui est un seul, n'est pas accompagné par d'autres du même genre.) Par Hélène Sallon(Beyrouth, correspondante), Piotr Sm..
-
정치적 양극화의 열기주제 있는 글/<Portada> 2023. 7. 21. 19:51
La polarisation, fièvre des sociétés démocratiques Par Anne Chemin Publié le 16 juin 2023 à 08h00, modifié le 17 juin 2023 à 02h21 Le bras de fer sur les retraites a fait surgir le spectre de la polarisation. Née aux Etats-Unis, cette augmentation de la conflictualité idéologique, qui a atteint son apogée sous Donald Trump, a-t-elle gagné la France ? L’Hexagone est moins fracturé mais la logique..
-
아스테릭스(Astérix)주제 있는 글/Second Tongue 2023. 7. 8. 12:03
외국어 공부를 취미로 하지만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요새 느끼는 건 내 뇌의 용량도 한계치에 다다랐나 하는 생각이다. 내 뇌에도 언어에 할당된 리소스가 한정되어 있을 텐데, 프랑스어를 배우기 전까지 그 리소스를 쓸 만큼 쓴 모양이구나, 하고. 얼마 전 안동에서 일본인 친구를 만났던 걸 떠올려보면, 그리고 일본어를 까먹지 않았던 걸 보면 배운 것에 대한 기억력이 녹슬진 않은 것 같은데, 그렇다고 더 주워담을 용량은 없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프랑스어에 대한 미련이 남아 요새는 Little Talk Slow French라는 팟캐스트를 듣기도 하고, 지난 아멜리에 각본을 채 끝내기도 전에 프랑스 만화책(Bandes Dessinées)의 국가대표격인 를 두어권 샀다. 원래는 세계 일주를 테마로한 벨기에 만화 을 전..
-
극우주의의 침공―스웨덴에서 이탈리아까지주제 있는 글/<Portada> 2023. 6. 24. 20:52
Les conservateurs européens sous l’influence de l’extrême droite A travers l’Europe, la circulation des idées de l’extrême droite vers la droite s’accompagne d’un nombre croissant d’accords de coalition ouvrant la voie vers le pouvoir. De l’Italie à la Suède, entre similarités et différences, revue de détail. Par Cécile Chambraud, Stéphanie Le Bars et avec nos correspondants en Europe 유럽 보수파 극우주..
-
라울 뒤피(Raoul Dufy) 展주제 있는 글/Arte。 2023. 6. 20. 18:03
라울 뒤피라는 동일 작가를 두고 우리나라 두 곳에서 전시가 이뤄진다는 뉴스를 보고, 하루는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여의도로 향했다. 라울 뒤피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퐁피두 센터와 제휴된 전시회다. 특별전이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라울 뒤피의 특별전 입장료가 퐁피두 센터 입장료의 두 배가 되는 걸 보자니 우리나라 미술관의 비싼 입장료를 실감한다. 흔히 야수파로 분류되는 그의 작품들을 맨 처음 봤을 때 떠오르는 작가는 샤갈이다. 다채로운 색깔로 캔버스 위에 임의의 구획을 만든 뒤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 샤갈의 그것과 닮았다. 다만 라울 뒤피의 작품에서 사람은 좀 더 생략돼서 표현되는 경향이 있고, 자주 사용되는 소재(그의 활동무대이기도 했던 마르세유의 바다)도 샤갈과는 차이가 있다. 색깔의..
-
일하는 시간 노는 시간―주4일 근무에 대한 단상주제 있는 글/營 2023. 6. 1. 23:19
La semaine de quatre jours fait son chemin en France, entre bien-être des salariés et attractivité des entreprises Ce rythme de travail, testé dans le privé et le public, semble favoriser les employés qui ne peuvent télétravailler et les grandes entreprises, particulièrement dans l’industrie. A condition que les horaires sur quatre jours restent supportables. "일-삶의 균형과 기업의 매력도 사이에서 주4일제로의 길이 마련되..
-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 컴퍼니주제 있는 글/Théâtre。 2023. 5. 28. 07:37
연초부터 눈여겨 봐두었던 작품인데 예매를 끝까지 망설이다가 현장 발권으로 보게 된 공연이다. 오랜만에 보는 공연이라 나는 아트센터로 가기 위해 선릉으로 갈 뻔했는데 불과 몇 년 사이에 마곡으로 센터가 통째로 이관되어 있었다. 안도 타다오(安藤 忠雄)가 건축했다는 마곡의 건물은 그 내부도 다채로운 예술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내부에 입장하는 것만으로도 볼거리가 되었다. 공연은 크게 2부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가 프랑스의 안무가 다미안 잘레(Damien Jalet)의 이 35분 정도 공연되고, 30분 여의 인터미션 이후 두 번째로 이스라엘 출신의 안무가 샤론 에얄(Charon Eyal)의 의 공연이 45분 가량 상연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공연이었던 이 더 인상적이었는데, 카오스적인 비행 패턴을 형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