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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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 종루(鐘樓)와 회족거리(回民街), 중심(中心) 같은 변방(邊方)에 서서여행/2019 중국 西安 2019. 6. 1. 14:32
시안 외곽에서 시안 시내로 진입하는 길은 주말답게도 심한 교통정체 상태였고, 우리가 탄 버스는 거북이걸음으로 느릿느릿 옆 차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곤 했다. 버스의 종착점인 롱하이(陇海) 호텔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약간 지친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여행의 마지막 날 저녁을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어서 종루를 가기로 결심. 우커우뤼(五口路) 역에서 종루 역까지는 지하철로 불과 두 정거장 거리지만 한 번 환승을 해야했다. 굳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도보로 종루까지 이동하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과욕이었는지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를 가는 데 두 시간 가까이 허비한 것 같다. 종루 일대는 과연 듣던 대로 대단히 번화했다. 높은 빌딩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종류의 상점이 즐비하고 분주히 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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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 병마용갱(兵馬俑坑), 불멸(不滅)과 허영(虛榮) 사이에서여행/2019 중국 西安 2019. 5. 19. 00:01
이날은 숙소가 시안역에서 가깝다는 점이 장점으로 크게 작용한 날이다. 숙소를 나선지 채 5분이 안 되어 시안역 바로 앞에 있는 커다란 버스 정류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진시황릉 방면을 오가는 버스가 수시로 오간다고 하더니 과연 버스 정류장 초입에 우리가 찾던 306번 버스가 이미 대기중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올라타니 곧바로 출발한다;;(이렇게 시간손실을 최소화할 때 기분 매우 좋음*ㅡ*, 그러고선 딴 데서 까먹지만..) 정류소를 빠져나온 버스는 역에 면한 시안성벽을 북으로 나온 뒤 서쪽으로 순환로를 탄다. 이후 북으로 방향을 튼 버스는 얼마간 시간이 지나 유유히 국도에 진입했다. 병마용은 언젠가 한 번 꼭!!! 한 번 오고 싶었던 곳이었다. 첫째, 천하를 처음으로 통일한 진시황이 자신의 무덤을 지키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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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대안탑(大雁塔; Dàyàn tǎ), 삼장법사의 숨결이 깃든 곳여행/2019 중국 西安 2019. 4. 14. 00:27
시안의 봄은 따듯했다. 오전에 출발한 비행기가 도착한 뒤, 숙소에 짐을 풀고 향한 곳은 대안탑이었다. 우리가 머무른 곳은 시안 기차역 코앞에 자리잡은 호텔로, 이곳을 시안 여행의 거점으로 정한 것은 단지 교통이 사통팔달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시안 기차역을 이용할 일은 한 번도 없었거니와, 여행 3일차 병마용갱을 갈 때 역앞 버스정류소를 이용한 게 유용한 정도였다. 4호선이 시안 기차역을 경유하기는 하지만 정차하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한 정거장 거리의 오로구(五路口) 역이었다. 일반적으로 많은 관광객이 시안의 시내라 할 수 있는 종루(鐘樓) 일대에 숙소를 잡는데, 이곳 역시 교통이 좋기는 해도 회족(回族) 거리를 제외하면 다른 여행지와 접근성이 좋은 것 같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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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베이징에도 봄은 올까여행/2018 중국 北京 2018. 12. 29. 00:20
중국은 두 번째 방문이기도 하고 이전에 들렀던 곳이 내륙의 간쑤성이었기 때문에 현 중국의 주춧돌인 도시를 탐방하는 것은 처음이다. 화교출신인 J를 안지 얼마 안 되어 중국에 대한 얘기를 했었다. 영어로 말하다보니 정제된 표현은 아니었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중국은 경제적으로 성장했을지는 모르지만 정치적으로는 독재국가이며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J는 본국 출신은 아니지만 별로 듣기 좋아하는 기색은 아니었고 중국에는 중국에 걸맞는 정치체제가 있는 거라고 말했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고대의 정치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철인정치를 최상위의 정치형태로 두었고 민주정은 한참 낮은 수준의 정치형태로 여겼다. 사실 민주정치라는 것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 가장 잘 통하는 정치체제일뿐 민주정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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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 파크 뷰 그린(侨福芳草地, Park View Green)여행/2018 중국 北京 2018. 12. 11. 20:09
스타벅스를 나서 파크 뷰 그린이 있는 팡차오디로:D 대여자전거가 제법 많이 보인다중국 휴대폰 브랜드인 오포(oppo)와 자주 헷갈렸던 대여자전거 오포(ofo) 여기는 잠시 살았었던 대전의 으능정이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비주얼한자 표현이 참 많이 다르다 스타벅스에서 카페인을 충전한 뒤 다시 거리로 나선 것이 오후 두 시쯤 되었던 것 같다. 후통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던 구시가지와 다르게 신시가지에 해당하는 동부는 건물들도 멀끔하고 무엇보다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아쉽게도 이번 베이징 여정에서 싼리툰은 가보지 못했지만, 여하간 베이징 동부(더 정확히는 동남부)에는 싼리툰과 비슷하게 Soho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복합 쇼핑몰들이 많다. 머얼리 눈에 보이는 파크 뷰 그린외관만 봐서는 약간 큰 규모의 유리건물로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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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천단(天坛, tiántān)여행/2018 중국 北京 2018. 5. 20. 23:45
오늘의 첫 행선지는 천단! 숙소를 나서자 간밤에는 윤곽이 드러나지 않던 후퉁이 모습을 드러냈다 숙소가 동쓰(东四)역과 덩스커우(灯市口)역의 중간에 있었는데 주로 덩스커우역을 이용했다 베이징의 하늘은 무표정했다. 흐리지도 않고 맑지도 않은, 미세먼지가 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청명하지도 않은 하늘이었다. 사진을 찍으며 여행하는 입장에서 햇빛이 지나치게 쨍쨍 내리쬐는 날씨보다 이런 날씨가 더 낫긴 했지만, 내심 베이징란(北京蓝)을 기대했던 건 너무 사치였나 싶다. 이번 여행은 아버지와 동행한 여행이었다.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여행을 한 적은 없어도 아버지와 해외를 가본적은 없어 노동절 연휴를 이용해 베이징에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3박 4일로 장거리 여행을 하기는 어렵고 다른 나라도 아닌 중국을 택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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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6 / 간쑤성이 준 마지막 선물(长城第一墩, 嘉峪关)여행/2017 중국 甘肅 2017. 7. 1. 00:50
장성 제1돈에는 절벽 밑을 깎아 지하 전시실을 만들어 놨는데, 그 끝에는 밑이 투명한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 보는 경치가 제법 괜찮다 베이다 강(北大河)이 물줄기는 뤄허(弱河)라는 간쑤성(내몽골 일부 포함)의 큰 강으로 흘러들어간다이 뤄허라는 강은 '내륙유역'이라고 해서 바다가 아닌 분지의 호수에서 끝을 맞이하는 이 지역의 젖줄이다 대충 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장성 제1돈에 가겠냐고 기사 아저씨가 물었다. 이미 예정됐던 오후 4시를 약간 넘긴 시각이었다. 7시 10분 란저우행 급행열차를 타려면 적어도 6시에는 쟈위관 남역에 도착해야 한다는 게 내 계획이었다. 과연 두 시간 내에 만리장성 제1돈을 다 둘러볼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서, 짧은 중국어지만 아저씨한테 그게 가능하냐는 의미에서 “커이?(可以?)”하고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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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6 / 東에는 산해관 西에는 가욕관(嘉峪关关城, 嘉峪关)여행/2017 중국 甘肅 2017. 6. 30. 00:21
공원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나를 반긴 어느 장군의 동상 만리장성의 동쪽 끝을 산해관(샨하이관), 서쪽 끝을 가욕관(쟈위관)이라 한다쟈위관은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다 관성(关城)이란 쉽게 말해 방어를 위한 성벽(요새)다 성관 어디를 가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문구가 「천하웅관(天下雄關)」이다.산해관을 상징하는 문구가 「천하관(天下關)」인데, 여기에 웅장하다는 의미의 '웅(雄)'자가 덧붙었으니 그 전략적 중요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입구를 통과하면 양 옆으로 거대한 동판화가 펼쳐진다하서주랑(河西走廊), 즉 황하의 서쪽 북서~동남 방면(오늘날 간쑤성이 위치한 실크로드의 요충지)에서 일어난 일련의 역사적 사건을 담고 있다 그 다음날은 매우 이른 시각에 시작되었다. 이날은 가욕관 또는 중국어로는 쟈위관(jiāy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