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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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4 / 아그라 시내로(Taj Ganj, Agra)여행/2017 북인도 2017. 2. 19. 19:55
아그라 칸트 역 도착! 이런 고민―인도의 적정 물가가 어떻게 되는지..―은 아그라역에 내려서 더욱 깊어졌다. 아그라는 뉴델리보다 규모가 작은 도시라 그런지, 오토릭샤의 최초 흥정가가 델리의 반으로 내려갔다. 아그라역 앞은 이미 오토릭샤로 바다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운전수는 더욱 경쟁적으로 낮은 가격을 부르는 상황이었다.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내게도 한 운전수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우선 나는 관광 중에는 아그라 칸트 역으로 올 일이 없을 것 같아, 아그라발 잔시행 티켓을 먼저 구매했다. 인도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인도사람들의 눈만큼 총명해 보이는 눈을 본 적이 없다. 선한 사람 악한 사람 따로 있겠냐마는 나는 대개 상대가 선할 것을 기대했다. 내게 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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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4 / 니자무딘 역에서(Nizamuddin Station)여행/2017 북인도 2017. 2. 18. 23:06
아침의 니자무딘 역. 아침 7시도 안 됐는데 사람들로 붐빈다. 다시 4일차 아침의 일이다. 오늘 하루도 조용히 시작할 리 만무했다. 내가 파하르간즈에 숙소를 잡았을 때 기대했던 건, 무엇보다도 뉴델리 역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내 아그라행 열차는 니자무딘 역에서 출발 예정이었다. 니자무딘이라면 무슬림이 모여 사는 어제의 그 음산한 동네였다. 파하르간즈에서 거리가 꽤 되었기 때문에, 릭샤 운전수와 흥정할 것을 생각하니 전날부터 골치가 아팠다. 바가지를 쓰는 것보다도 작심하고 엉뚱한 위치―예를 들면 대행사―에 내려놓는 불상사가 발생할까 그 걱정이 컸다. 그렇게 되면 단순히 시간 낭비를 하는 게 아니라, 열차를 놓칠 터였다. 나는 한 가지 수를 썼다. 눈썹이 미간까지 이어진 문지기 아저씨한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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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4 / 버스 위에서(On the Bus)여행/2017 북인도 2017. 2. 18. 15:51
비좁은 공간에서 망원렌즈까지 들이대니 사진이 썩 좋지 않다썬글라스를 쓰고 폼을 잰 채 탑승한 아이에게 시선을 빼앗긴 사람들 인도는 사람의 혼을 빼놓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먼저 4일차의 일지는 저녁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파테뿌르 시크리에서 아그라로 되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버스 위에서 나눈 대화에 대한 기억이 생생할 때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나는 버스 위에서의 일을 가장 먼저 일지에 써내려갔다. 아그라행 버스가 거의 만석인 상태에서 나는 마지막 남은 자리 하나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근처에 백인 청년 두 명이 서서 가는데, 둘의 대화를 들어도 도통 어느 나라 말인지 감이 오질 않았다. 나중에 두 청년 중 한 명과 옆자리를 공유하게 되면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는데, 알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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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 다시 한 번 칸 마켓(See you again, Khan Market:))여행/2017 북인도 2017. 2. 16. 23:39
다시 한 번 들른 페르시안 레스토랑저번에 왔을 때 보니 음료만 마시는 손님들도 많았다 구석구석 사진 촬영 이제는 저녁을 먹어야 했다. 사실 그보다도 갈증이 더 시급했다. 사전에 확인했던 것과 달리 입장료가 비싸고 팁이나 신발보관비 같은 예상외 명목으로 지출이 생겨서, 대신 먹을 것을 줄였더니 점점 체력이 바닥 났다. (위생 문제 때문에 거리음식을 먹지 않은 탓도 있다) 그러고 보니 원래는 니자무딘 사원에 가는 김에 니자무딘 역의 위치를 확인하려 했는데 확인하지도 못한 채(나중에 보니 그럴 만한 거리도 아니었다, '니자무딘'이라는 지역 자체가 넓은 곳이었다), 음식점이 밀집한 칸 마켓을 가기 위해 릭샤에 올라탔다. 이번에는 흥정을 마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칸마켓에서 다시 들른 곳은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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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 하즈랏 니자무딘(Hazrat Nizamuddin Dargah)여행/2017 북인도 2017. 2. 16. 22:00
정말 동네 종교시설 같았던 이곳.. 근처의 푸라나 킬라를 갈까 잠시 망설였지만, 과욕을 부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인도 곳곳이 스케일이 큰지라 사진 속의 관광지를 생각하고 갔다가, 생각보다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푸라나 킬라는 붉은 성과 마찬가지로 기회가 닿는다면 남는 일정에서 보기로 했다. (하지만 푸라나 킬라 역시 끝끝내 들르지 못했다) 대신 그보다 걸어갈 만한 거리의 니자무딘 사원을 들르기로 했다. 니자무딘 사원은 이슬람(수피즘) 사원이다. 붉은 성에서 행사가 열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곳 니자무딘 사원에서도 무슨 종교행사가 열리는지, 동네 분위기가 매우 분주했다. 모든 남자들은 야르물케와 비슷한 흰 모자를 쓰고 있었고, 장미꽃을 파는 가게들이 성업 중이었다. 후마윤의 묘에서 불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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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 후마윤의 묘(Humayun's tomb)여행/2017 북인도 2017. 2. 16. 19:22
후마윤의 묘 입구. 델리의 명소답게 확실히 사람이 많다 후마윤의 묘로 이어지는 길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후마윤의 묘 우리나라로 치면 유네스코에 등재된 조선왕릉인데 경건한 느낌의 왕릉이나 종묘와 달리 지나칠 정도로 규모가 크고 화려하다 후마윤의 묘에 도착. 아니나 다를까 입장료가 어마무시하다. 500루피.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9000원이 좀 안 되는 가격인데, 내국인에게 30~40루피를 받는 것과 대조된다. 그렇지만 정말 건축물을 보고 넋을 놓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금까지 본 건축물 중에 알함브라 궁전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후마윤의 묘는 이에 비견되는 수준이었다. 정말 아름다웠다. 후마윤의 묘 역시 1993년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금까지도 복원/보수작업이 진행중인 듯했다 후마윤 묘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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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 차리 바자르(Chawri Bazar)여행/2017 북인도 2017. 2. 15. 00:08
길을 걷다보면 종종 거리의 이발사들이 보인다 사이클 릭샤를 타고 이동하는 인도사람인도사람들은 대체로 낙천적이라고 느꼈지만, 때로는 빈곤이 이들의 낙천성을 짓누른다고 느끼기도 했다지금도 불가해한 인도인들의 흥정은 물론 불쾌한 경험이었지만, 역지사지를 해보면 그들로서도 그런 수단 외에 딱히 생계를 개선시킬 방법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미국 북서부를 여행할 때는 여행책자에 소개된 맛집을 전혀 믿을 수가 없었는데, 인도편 론리플래닛은 꽤 쓸모가 있다. 그래서 들른 곳이 이라는 음식점이었는데, 후미진 골목에 있어서 초행자로서는 찾기 쉽지 않은 곳이었다. 원래는 커리가 유명한 곳인데, 어제 계속 커리류를 먹었기 때문에 탄두리 치킨에 머튼(mutton)을 하나 주문했다. 생각보다 실망이었다. 도구만 있으면 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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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 자마 마스지드(Friday Mosque, Delhi)여행/2017 북인도 2017. 2. 14. 22:04
멋있었던 자마 마스지드 하교 중인 듯한 여학생들과 길거리의 사람들 점심을 먹기 전에 자마 마스지드를 들르기로 했다. 이슬람 사원인 자마 마스지드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고, 이곳 한 군데를 들른 것만으로 오늘 일정을 끝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고서는 오후에 후마윤의 묘에서 몇 배는 더 넋을 놓았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만큼 돈이 많이 드는 곳이기도 했다. 사원이기 때문에 좀 전에 들른 디감바라 사원과 마찬가지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관람을 마치고 나올 때 신발을 보관하던 사람이 100루피를 요구한다. 나중에서 깨달은 사실이지만 사원입구에 신발보관소가 따로 있지 않는 한, 신원이 불분명한 인도사람이 사원 입구에서 신발을 보관해야 한다고 하면 귀담아 들을 가치도 없다. 나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