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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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정말로.. 정말로..일상/music 2020. 6. 20. 23:46
# going home / 김윤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는 햇살에 마음을 맡기고 나는 너의 일을 떠올리며 수많은 생각에 슬퍼진다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될 거라고 말할 수밖에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을 것만 같아 초조해져 무거운 너의 어깨와 기나긴 하루하루가 안타까워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너에게 생기면 좋겠어 너에겐 자격이 있으니까 이제 짐을 벗고 행복해지길 나는 간절하게 소원해 본다 이 세상은 너와 나에게도 잔인하고 두려운 곳이니까 언제라도 여기로 돌아와 집이 있잖아, 내가 있잖아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우리를 기다려 주기를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기를 가장 간절하게 바라던 일이 이뤄지기를 난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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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방일상/film 2020. 6. 12. 23:10
“Women like looking at a view. Men don't.” 은 한 번도 귀에 접해본 적이 없는 영화다. 1986년에 제작된 영화가 재개봉한 것을 보면 남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하루는 일찍 일을 마치고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다. 와 이후 오랜만에 보는 영국 영화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같은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개인적으로 영국 영화는 심심한 느낌이 있다. (부정적 의미가 아닌 비교의 의미에서 그렇다.) 아무래도 젠틀맨(Gentlemen)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레이디 퍼스트(Lady First)를 내세우거나, 행동을 단정하게 가다듬거나 하는 모습이 어쩐지 섬나라 특유의 점잔 빼는 느낌이 있다. 섬나라라는 온화한 분위기 안에서 형성된 특유의 완고함과 약간의 결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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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인상일상/book 2020. 6. 6. 23:19
샌드위치에 커피로 저녁을 떼우는 날이다. 저녁식사 따로 카페에서 독서하는 시간을 따로 할애하기 아깝다 싶은 날은 종종 간소하게 저녁을 해결한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조금씩 살이 불어나니, 운동은 못하더라도 식사는 거창하게 하지 않겠다는 핑계도 된다. 이날 내 가방에 들어 있던 책은 레몽 루셀(Raymond Roussel)의 이다. 알제리와 서아프리카, 넓게는 중앙아프리카까지 프랑스의 식민국이 많았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레비 스트로스(Claude Levi Strauss)가 를 통해 태평양 군도의 부족문화를 해부했던 것처럼 문화인류를 다룬 책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좋아했었다는 작가답게 범상한 내용이 아니다. 난해해서 초반에는 독서의 맥이 자꾸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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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일상/book 2020. 6. 5. 22:52
아주 오랜만에 한국소설을 집어들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읽었던 한국소설이 한강의 와 였으니까, 어언 3년만이다. 한국소설을 멀리 하려고 마음먹은 것도 아닌데, 막상 책을 읽으려고 할 땐 새로운 것이 끌린다. 내게 독서할 수 있는 시간이 무한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면, 아직까지 읽지 않은 해외의 고전을 찾아 읽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내가 낯익은 문제에 낯익은 소재일 것이라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낯설고 색다르게 다가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김영하의 를 펼쳤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말에서 따온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책을 펼치면 이내 세 점의 그림이 나온다: , , 이 그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그림은 소설 속 챕터들과 고리 지어지는 독특한 구성을 이룬다. 거창하게 말해 삶의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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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르그랑(Michel Legrand)의 선율에 맞춰일상/film 2020. 6. 4. 22:35
어제는 34개 트랙에 달하는 미셸 르그랑(Michel Legrand)의 OST 앨범을 방에 무작정 틀어놓았다. 그리고 볼륨도 줄이지 않은 채 잠이 들었다. 뮤지컬 영화 에 흘러나오는 OST 곡들이다. 주인공들이 무도회장에서 불렀던 노래, 역 대합실에서 불렀던 노래, 보석상에서 불렀던 노래, 부둣가에서 불렀던 노래, 성당 앞에서 울려퍼진 노래, 주유소에서 재회한 옛 연인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가며, 소리를 통해 영화 속 장면들을 되겼다. 한동안 누벨바그의 흑백 영화만 보다가 총천연색의 뮤지컬 영화를 보니 산뜻한 기분이 든다. 코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의 작품 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 꺄트린 드뇌브(Catherine Deneuve)의 노련한 연기를 떠올리면서, 젊은 시절의 풋풋한 그녀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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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コンビニ人間)일상/book 2020. 5. 28. 00:33
……皆、私が苦しんでいるということを前提に話をどんどん進めている。たとえ本当にそうだとしても、皆が言うようなわかりやすい形の苦悩とは限らないのに、誰もそこまで考えようとはしない。そのほうが自分たちにとってわかりやすいからそういうことにしたい、と言われている気がした。(모두들 내가 괴로워 할 거라는 전제로 알아서들 떠들고 있다. 설령 정말로 그렇다 하더라도, 모두들 말하는 것처럼 알기 쉬운 형태의 괴로움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는데도 아무도 거기까지는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는 편이 자신들에게 알기 쉬우니까 그런 셈 칠래,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p. 37 皆、変なものには土足で踏み入って、その原因を解明する権利があると思っている。私にはそれが迷惑だったし、傲慢で鬱陶しかった。あんまり邪魔だと思うと、小学校の時のように、相手をスコップで殴って止めて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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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일상/book 2020. 5. 24. 15:29
늘 조각글로만 접해왔던 를 완본으로 읽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여러모로 제약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했다. 그 동안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스치듯 봐왔던 것을 제대로 살펴보는 시간으로 삼자. 틈틈이 독서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잘 살펴보면 처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고전(古典)이 많다. 이밖에 , , 같은 고전들도 읽어보고 싶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에 취미를 붙인 게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라, 고전으로 불리는 영화들 중 안 본 것이 많다. , , 처럼 여러 히치콕의 영화가 그러하다. 여행도 똑같다. 해외의 이곳저곳을 욕심내어 다녀보았지만, 정작 국내 여행은 그만큼 다니지 않았다. 최근에는 청송의 주왕산을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교통이 너무 불편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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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일상/film 2020. 5. 22. 00:05
"Oui, je le savais : quand on parlait, je parlais de moi, et toi de toi. Alors que tu aurais dû parler de moi, et moi de toi." 이전에 본 누벨바그―, , ―는 취향에 맞건 맞지 않건 메시지를 건져낼 수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누벨바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장 뤽 고다르의 는 무얼 건져올려야 할지 모르겠다. 이럴 땐 보통 영화제목에서 힌트를 찾는다. 우리나라에 로 소개된 이 영화의 원제가 로 '숨가쁘게'라는 의미다. 이 한 마디만 딱 들었을 때는 비틀거리며 절박하게 파리의 거리를 가로지르는 미셸의 마지막 모습이 떠오른다. Michel: C'est vraiment dégueulasse. Patricia: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