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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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참 긴—긴 하루네요일상/music 2019. 4. 5. 00:03
동생 같은 친구의 선택에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며, 형 같은 선배에게 좋은 일이 가득하기 바라며. (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이내 제 마음이 너무 커져버린 나머지, 버거운 마음을 애써 여미며 귀에 익은 엘튼 존의 옛 노래를 듣습니다. There's a calm surrender to the rush of day,when the heat of the rolling wind can be turned away There's a time for everyoneif they only learnthat the twisting kaleidoscope moves us all in turn There's a rhyme and reason to the wild outdoors,when the heart of this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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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고스 란티모스가 말하는 광기(狂氣)일상/film 2019. 3. 23. 15:10
영화관에 잠깐 상영되었다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영화라 하더라도 가능하면 다 찾아서 보는 편이다. 그만큼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선호하는 장르나 배우, 감독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단연 요즘 나의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친숙하게 알려진 감독이 아니기도 하고, 다작(多作)을 한 감독도 아니지만 계산을 해보니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작품을 네 편 정도 보았다. 사랑과 사냥을 결합한 독특한 컨셉을 차용한 까지만 해도 재미있게는 봤지만 이 감독의 작품이 마음에 든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었다. 그러다 최근에 시선을 사로잡은 작품이 . 이전에도 감상을 남긴 적 있었던 이 작품은 함무라비 법전의 한 구절―눈에는 눈 이에는 이―을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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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아둔 말, 삼킨 말, 그리고 간직한 말일상/film 2019. 3. 11. 00:03
프랑스어 시험은 매해 서초역 인근 중학교에서 이루어지는데, 2일째의 말하기 시험에 10시 20분까지 소집시간이 적혀 있었다. 그런데 시험을 보고 시험장을 나왔을 때 11시가 채 안 돼 있었다. 나 같은 직장인으로서는 토요일과 일요일은 상징적이고도 황금같은 시간인데, 이틀을 오롯이 시험에 할애하고 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근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이 영화다. 멕시코 영화라는 건 알았고, 보고 싶었던 영화이기도 했는데 시험을 본 직후라서 그런지 스페인어가 계속 나오니까 피로한 느낌마저 들었다'~';; 보면서 프랑스어보다는 스페인어를 계속 공부하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보고.. 음.. '말(言)'이라는 것. 사실은 인간의 성대가 떨리면서 나오는 여러 종류의 소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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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탕트(Détente)일상/film 2019. 2. 24. 05:58
포스터만으로 단숨에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흑백영화를 볼 일이 흔치 않은데 올해 들어서만 알폰소 쿠아론의 에 이어 두 번째로 흑백영화를 보게 되었다. 모스크바, 바르샤바, 베를린, 파리를 넘나들며 냉전(콜드워) 속 사랑을 꿈꾸는 이들의 모습은 모니카 마론의 을 연상케 한다. 몇 차례 데탕트를 맞이하는 듯했던 이 둘의 관계는 그러나, 파리로 탈출했던 빅토르가 폴란드(동구권)로 복귀한 뒤 강제수용소에 수감되면서 그리 속시원한 결말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예술은 정치와 타협할 수 없다는 신념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의 전통민요에 스탈린의 색채를 덧씌웠던 그도,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현실과의 타협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냉전이라는 조류(潮流) 앞에서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하도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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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자들의 기록일상/film 2019. 1. 27. 21:14
"일본은 격차사회가 아니라 계급사회야!!" 아마도 원작이 있는 있는 작품이지 아닐까 싶다. (찾아보지는 않았다;;) 라는 드라마를 통해서 내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었던 츠마부키 사토시의 작품이 오랜만에 나왔길래 모처럼 일본영화를 봤다. 요새 보고 싶은 일본영화가 몇 편―과 ―있었는데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다가 금요일 퇴근길 이 영화를 봤다. 볼 때는 나름 재미있게 보기는 봤는데, 곱씹어보면 곱씹어볼 수록 이야기의 전개가 좀 엉성했던 것 같다. 문제의 실마리가 갑자기 등장한다든가 억지로 퍼즐조각을 끼워맞추는 느낌이 든다든가 하는 식으로.. 영화의 결말도 대충 예상한 대로 흘러갔다;; 그래도 캐릭터들의 색깔이 뚜렷하고, 무엇보다 영화가 건드리는 문제의 본질이 매우 명확하다. 특히 스토리를 일관되게 관통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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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일상/book 2019. 1. 8. 21:42
나는 이 비참한 기억들을 거듭거듭 뒤적이며 나 자신에게 묻는다. 그때부터였을까. 내 인생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그 아득한 여름의 빛 속에서였을까. 아니면 그 아이를 향한 과도한 욕망은 나의 선천적 이상을 입증하는 최초의 사례에 지나지 않았을까? 나의 갈망, 동기, 행동, 기타 등등을 분석하려고 할 때마다 회고적 상상에 빠져들고 마는데, 그런 상상은 분석 작업에 무수한 대안을 제시하고, 그 결과로 마음속에 그려지는 인생역정 하나하나가 끝없이 가지를 치면 내 과거는 미칠 듯이 복잡해진다. 그러나 마법 때문이든 운명 때문이든 간에 롤리타는 애너벨에서 비롯되었다고 나는 믿는다.―p.24~25 이제 내가 돌로레스를 데려오지 않은 진짜 이유를 설명해야겠다. 처음에, 즉 샬럿이 제거된 직후 자유로운 아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