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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받는 사교클럽일상/music 2016. 11. 20. 03:15
Favorite Song : Chan Chan, Buena Vista Social Club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동명(同名)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서였다. 영화는 미국의 레코딩 프로듀서인 '쿠더'라는 인물이, 1950년대부터 진행된 쿠바혁명이전까지 1930~40년대 쿠바음악의 번성에 중심에 있던 을 재발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은 그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위치해 있던 사교클럽, 그리고 그러한 사교클럽에서 즐겨졌던 쿠바 고유의 재즈음악을 일컫는다. 그러나 쿠바혁명이라는 사회의 격변기에 이들의 음악은 설 자리를 잃었고, 진흙 속의 진주처럼 묻혀 있던 그들의 음악적 가치를 '쿠더'라는 인물이 재발굴할 즈음 클럽의 멤버들은 이미 나이 지긋한 노인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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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애니메이션일상/film 2016. 11. 20. 01:20
사람들한테 별로 얘기한 적은 없지만, 한때 내 꿈은 애니메이터가 되는 것이었다. 그때가 중학교일 때. 그리고 한창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에 심취해 있을 때였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 특히나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생각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가운데 가장 수작으로 꼽고 DVD까지 소장하고 있는 것이 이다. 그 다음 작품으로 나온 것이 이었는데, 전작에 비해 돈을 훨씬 많이 들인 느낌은 드는데 스토리와 울림은 그에 비례하지 않아서 실망감을 느꼈던, 그렇지만 다음 작품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손을 들어줬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하기 이전까지 감독한 작품들은 개인적으로 내가 느꼈던 '실망감'이 틀린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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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chasser)일상/film 2016. 11. 19. 15:30
좀 더 좋은 포스터가 있었을 것 같은데, 일단 되는 대로 포스터를 싣는다. TARGET 1. 가족돌연 사라진 딸 켈리. 뒤늦게 가족은 딸이 이슬람에 경도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지하디스트가 되기 위해 중동으로 홀연히 잠적한 것. 그 누구라도 당혹스러울 상황. 무엇이 소녀를 이슬람으로 이끈 것일까. 그리고 그녀를 구해내기 위해 가족은 모든 시간과 모든 비용을 기꺼이 바친다. 그러나 딸의 모습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고, 가족의 유대는 무너져간다. 이제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묶어주는 것은 오로지 '딸의 구출'이라는 목적뿐. 그들의 관점에서 '구출'일 뿐, 자진해서 지하디스트가 된 딸은 '구출'되기를 거부한다. 이 모든 것은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에 있을 법한, 특히나 유럽이라는 점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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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고개드는 유럽의 극우정당들주제 있는 글/<Portada> 2016. 11. 19. 12:55
# 유럽의 극우정당 # 폴란드 / 법과정의당(Law and Justice Party) / (당대표 : 야로슬라우 카친스키) 극우정당에 관한 포스팅은 조금은 생소한 폴란드의 이야기와 함께 서두를 열어볼까 한다. 요즘 폴란드가 동구권에서 떠오르는 핫한 시장(市場)이라고 하던데, 아직까지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은 미미한 것 같다. 최근 체코~헝가리~오스트리아~크로아티아로 이어지는 동유럽 일대를 여행하는 여행객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그 동안 국제사회를 쥐락펴락 해온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서유럽 국가에 비해 동유럽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이 와중에 국제면에서 '폴란드'라는 이름이 오르내린 일이 있었으니, *낙태 전면금지에 반대하는 여성들이 검은 옷을 입고 시위에 참여한 것이 그것이다.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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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심농 추리소설집일상/book 2016. 11. 18. 22:50
부산 여행 중 심심풀이 땅콩으로 읽었던 조르주 심농(Georges Simenon)의 단편집. 대-박이었다. 네 편의 에피소드 모두 재미있게 읽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와 였다.옮긴이(임호경 譯)는 국내에서 "조르주 심농"이라는 작가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 하는데, 실제로 프랑스어 문학계(작가는 벨기에 출신이다)에서는 쥘 베른과 알렉상드르 뒤마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번역/출간된 책이 조르주 심농의 작품이란다. 달리 말해, 빅토르 위고, 알베르트 카뮈, 생텍쥐베리, 스탕달 같은 기라성 같은 프랑스 작가들보다도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는 소설이라는 것. 과연 읽는 동안 나도 책을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추리소설인지라 느낀 점을 따로 남기는 대신, 책의 끝에 실린 옮긴이의 서평 가운데 '매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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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을 지켜라일상/film 2016. 11. 18. 22:28
양(羊)이 등장하는 조금은 특이한 포스터. "램스"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나는 "Lambs(어린 양)"를 떠올렸다. 그러나 이 영화의 원제는 "Rams(숫양)"이다. 영화를 보면서 왜 "Lambs"가 아닌 "Rams"인지 알 수 있었다. 지방 토종의 '양'을 지켜내기 위한 두 형제의 고군분투기. 단순한 스토리일지 모르겠지만, 이 스토리는 단순히 동물과 사람의 스토리 이상이다. 동시에 형제애를 발견하는 이야기, 이웃에 대한 이야기, 목적을 이뤄나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얼마전 마이클 샌델의 를 읽은 탓일까, 스크래피(scrapie)에 감염된 양이 발견된 것을 두고 어떤 조치를 취할지 논의하는 장면에서 "트롤리 문제"가 떠올랐다. 감염이 확실시되는 양 한 마리 때문에 감염됐는지 안 됐는지 알 수 없는 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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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동호(東湖)주제 없는 글/Miscellaneous 2016. 11. 15. 01:53
우연(雨煙)에 가라앉은 도시물기를 머금은 공기중에 둔탁하게 퍼지는 차량의 전조등 도도(滔滔)하게 흐르는 시커먼 한강물그 위에 흩어지는 주홍, 다홍 따위의 나트륨등(燈) 백색 난간이 없었다면 아스팔트빛 하늘과 구분하지 못했을 교각그 교각을 관통하는 오렌지빛 철교(鐵橋) 길 위에 어지러이 흩어진 젖은 낙엽의미를 알 수 없는 형형색색의 전단지 조각들박쥐처럼 땅으로 내려오는 플라타너스 잎사귀들시시각각 색깔이 바뀌는 한남대교의 조명과 정박한 유람선이 발하는 눈시린 백열등치우지 않으면 사라지지도 않을 것 같은 크고 작은 쓰레기 부스러기 인위적인 것들서로 어울리지 않는 과시(誇示)의 향연이 모든 것을 묵묵히 집어삼키는 어둠과 박무(薄霧) 그리고 나를 집어삼킬듯 굉음을 내며 달려드는 자동차들강변북로 너머로 눈에 들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