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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일상/film 2016. 9. 2. 10:50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부산에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요새는 아무 생각 없이 살다보니 부산 여행이고 뭐고 머릿속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대전에서 지낼 때는 부산에 가는 게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는데, 서울에 온 이후로는 한 번 부산에 가는 게 엄청 큰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냥 귀찮은 것 같다.대신 영화로 대리만족하기로 했다. 어지간해서 좀비물은 찾아보지 않는 편인데, 워낙 호평이 많고 그것도 국산 좀비물이라는 게 어떨지 호기심이 일어서 영화관을 찾았다. 열차 안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짜임새 있게 무리없이 이야기가 전개돼서 재밌게 봤다. 질척대는 좀비만으로도 정신이 없는데, 온전히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내분이 일어나는 걸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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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일상/book 2016. 9. 1. 11:00
"나는 힌두교도로서 본능적으로 모든 종교가 많건 적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종교는 똑같은 신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어느 종교이건 불완전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불완전한 인간에 의해 우리에게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교가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동일한 지점에 모이고 통하는 다양한 길이다. 똑같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한, 우리가 제각기 상이한 길을 더듬어 간들 상관없지 않은가." "내가 생각한 건...불교에서 말하는 선악불이(善惡不二)로, 인간이 하는 일에는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거꾸로 어떤 악행에도 구원의 씨앗이 깃들어 있다.무슨 일이건 선과 악이 서로 등을 맞대고 있어서, 그걸 칼로 베어 내듯 나누어선 안 된다.분별해선 안 된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결과가 신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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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어주는 영화일상/film 2016. 8. 31. 07:01
아마 소설분야에서 장기간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한동안 북유럽 소설이 인기를 얻었었는데, 개인적으로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고, 최근 영화화가 되어 극장에서 보게 되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야 많지만, 이 영화의 경우 인물의 캐릭터나 대사를 표현하는 방식이 좀 작위적인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었고 재미있게 봤다. 자기연민에 빠져 살아가던 노년의 남성이 이웃들과의 교류를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련 속에서 최적의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로빈 윌리엄스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이를 정확히 기억하는 까닭은 우여곡절 끝에 대전아트시네마에서 본 처음이자 마지막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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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0/ 한밤중 쏘다니기(Sleepless in Seattle)여행/2015 미국 북서부 2016. 8. 29. 22:30
나는 내심 스타벅스에서 좀 쉬었다 컬럼비아 타워 전망대에 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동생이 완강하게 반대했다. 마지막날이랍시고 이것저것 지출이 많기도 했고, 저녁 일곱 시쯤 됐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전망대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둘러볼 수 있는 건 다 둘러보자는 주의였지만, 이번엔 동생 의견을 따랐다. 대신 건축물 자체로 둘러볼 만하다는 공공도서관을 구경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에서 한참 쉰 뒤, 이번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다시 밤길을 걸었다. 사실 미국이나 유럽은 밤에 바깥활동을 조심하라고 하지만, 별로 위험해 보이지 않아서 그냥 돌아다녔다;;; 낮이 짧아서 해가 떠있는 동안에만 구경다니는 것도 무리이기는 했지만.. 길을 따라 좀 내려가다가 워싱턴 컨벤션 센터를 가로지르니, 몇 블록 건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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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0/ 두 번째 캐피톨 힐(Capitol Hill Again)여행/2015 미국 북서부 2016. 8. 22. 20:57
프레몬트에서 캐피톨 힐로 가기 위해 가장 빠른 길을 검색하니, 웨스트 레이크 역 앞에서 환승하라는 정보가 떴다. 겸사겸사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다시 한 번 지나치게 됐는데, 잠시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입구를 지키는 돼지 동상 근처에 서서 동상의 바로 뒷편에 위치한 연어 가게를 구경했다. 연어를 사는 사람은 없었어도 가게 앞에 사람들이 인파를 이루어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가게의 점원들이 힘찬 구호를 붙여가며 연어를 옮기고 손질하는 장면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잠시 스타벅스 1호점에 들러, 기념품으로 머그컵을 하나 샀다. 여기는 언제 와도 사람들로 문전성시여서, 커피를 마시려고 해도 그냥 다른 카페를 이용했었는데, 마지막날인 만큼 일부러 들렀다. 간단히 용무를 마치고 다시 캐피톨 힐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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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와 광화문 사이주제 없는 글/Miscellaneous 2016. 8. 20. 20:52
小考#1 다양한 군상이 모였다 흩어지는 이곳. 왁자하게 떠드는 젊은이들, 다정한 연인, 담배연기에 에워싸인 넥타이부대, 손에 지도를 쥐고 길을 헤매는 타국의 사람들, 아이의 고사리손을 잡고 책을 사러 나온 부모, 카페 창가에 앉아 진득하게 무언가를 써내려가는 사람. 웃는 얼굴, 조금 의기소침한 얼굴, 술에 취한 얼굴, 손님을 대하는 얼굴, 대화에 몰입한 얼굴. 뭐 하나로 꼬집어 정의내릴 수 없는, 막연하게 들뜬 기운이 감도는 어느날의 이곳, 종로와 광화문 사이에서. 小考#2 '무엇인가'가 되려고 하지 말고, '나'가 되려고 하지도 말고, 이 모든 것을 의식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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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鞍山)주제 없는 글/印 2016. 8. 8. 19:52
전부터 꼭 한 번 출사(출사라고 하니 너무 거창하지만...)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서울의 여러 산을 다녀봤지만, 좀처럼 발길을 옮기기 어려운 곳이 있었으니 그 이름 안산(鞍山).모처럼 사진 찍고 돌아다니겠다고 신촌까지 나갔으나...지하철역을 나오는 순간부터 턱하고 막히는 후끈한 열기;; 그래서 그런지 금요일인데도 신촌이 한산하구나. 요새 쾌청한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는데, 사실 오늘은 가시거리가 멀지 않아 원하는 풍경을 찍기에 그리 좋은 날은 아니었다.그래도 뭐 날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니...아마 더운 날씨가 오래 이어진 탓에 도시 전체가 습기에 짓눌린 것 같았다.요새 같아선 비 좀 왔으면 좋겠다.아쉬운 대로 발걸음을 했지만, 곧 해가 넘어가는 시간대임에도 삼각대조차 챙겨오지 않은 상황..뭐 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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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태양 아래서일상/music 2016. 8. 3. 21:31
얼마전 함께 독일어를 공부했던 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요즘 독일에서 한창 인기몰이 중이라는 노래를 알려줬는데, 듣다보니 웬 라틴가요였다.바로 알바로 솔레르(Alvaro Soler)라는 가수의 라는 곡이었다. 처음에는 독일에서 스페인 노래가 인기까지 얻고 있다니 무슨 말인가 했지만, 실제로 독일 뿐만 아니라 유럽 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노래/가수인 모양이었다. 그래서 디스코그래피를 알아봤더니, 지금까지 활동한 곡은 이 곡을 포함해서 달랑 두 개가 전부. 가장 최근에 발매된 곡이 라는 곡이고, 이전에 로 활동했었는데, 이 곡의 경우 심지어 제니퍼 로페즈가 피쳐링해서 미국에 발매됐다. 이력이 독특하다 싶어 인터뷰한 내용도 보고, 빌보드차트에 올라온 소개글도 찾아봤는데, 인터뷰를 보니 독일어도 유창하다.어머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