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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일상/book 2016. 6. 26. 01:01
"인간 속에 잠재해 있는 야수성은 좋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드러날 때 인간은 높은 정신적 차원으로 이를 멀리함으로써 올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겉껍질뿐인 미와 시적인 감정으로 둘러싸인 야수성이 타인의 존경을 바라게 될 때 인간은 야수성 속에 빠져 선과 악을 명백히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그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소설을 꼽으라면 톨스토이의 를 언급하곤 한다. 그렇지만 정작 톨스토이의 작품은 외에 를 읽어본 게 전부다. 그마저도 아주 어릴 적 읽은 것이다. 최근에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바—읽을 거리를 굳이 먼 데서 찾지 말자—가 있어서, 좋아하는 작가가 쓴 작품 중 읽어보지 않은 작품을 찾다가 을 읽게 되었다. 제목에서부터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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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차 한 잔일상/music 2016. 6. 21. 18:24
하나에 꽂히면 같은 노래를 계속 듣는데, 최근에는 "ゆず"라는 그룹의 베스트 앨범(Going Home)을 밑도 끝도 없이 듣고 있다. "Dreams Come True"나 "いきものがかり"의 노래처럼 들을 노래가 바닥날 즈음 찾아듣는 노래 중의 하나다. 사실 이라는 두 장짜리 베스트 앨범도 발매된 시기로 보자면 벌써 10년도 더 됐고, 그룹의 전성기가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이었으니 꽤 오래된 팀이다. 그래도 2000년대에 들어서 올림픽 주제가(栄光の架橋)도 부르고, 얼마전 한창 인기몰이를 했던 nhk 아침드라마 의 오프닝곡도 부른 것을 보면 나름 자국에서 견실한 그룹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모양이다. 중학교 때 일본음악을 참 많이 찾아 들었었는데, 이 그룹 역시 같은 시기 라는 곡으로 처음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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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fragile일상/film 2016. 6. 19. 00:43
라는 색이 주는 느낌이 미묘해서 그런지 여러 영화에서 다양한 의미로 활용되는 것 같다.떠오르는 것만 해도 등등..영화마다 '파랑'이 주는 느낌이 조금씩 다른데, 에서 '파랑'은 "strange", 은 "obsessed", 는 "melancholy" 정도로 키워드를 붙여볼 수 있을 것 같다. 공통점은 한결같이 유쾌하고 즐거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 같은 맥락에서 도 스러져간 예술가의 굴곡진 인생을 담고 있고 있다. 영화 자체가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많이 알려지기도 했었고, 에단 호크가 나온다는 점에서 무의식중에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실제로도 좋았다. 에단 호크의 연기도 좋았고, 예술을 완성할 것인가/사랑을 지킬 것인가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심리도 잘 묘사되었다. 그런데 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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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行人)일상/book 2016. 6. 10. 19:26
"형님이 괴로워하는 건, 형님이 아무리 무얼 해봐도 그게 목적이 안될 뿐만 아니라 수단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불안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겁니다. 형님은 차분히 누워 있을 수 없으니까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일어나면, 그저 일어나 있을 수 없어 걷는다고 말합니다. 걸으면, 그저 걷고만 있을 수 없으니 달린다고 말합니다. 이미 달려나간 이상, 어디서도 멈출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멈출 수 없기만 하다면 괜찮겠는데, 시시각각 속력을 늘려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극단을 상상하면 두렵다고 말합니다. 식은땀이 날 만큼 두렵다고 말합니다. 너무너무 무서워서 견딜 수 없다고 말합니다." "Keine Brücke führt von Mensch zu Mensch" 나쓰메 소세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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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일상/film 2016. 6. 4. 00:26
이라는 제목으로 묶기엔 아랍권으로 묶이기 이전의 고대 이집트를 모티브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역시 마블'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굉장한 스케일 그리고 영상미를 통해 고대 이집트가 묘사된다. 성경에 언급된 대로 '아포칼립스'의 휘하로 네 명의 사도가 모이기까지의 전반부는 좀 지루한 감이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있기도 하고 마블 영화자체가 별 생각없이 보더라도 대체로 재미가 보장되는 것 같다. 그나저나 '아포칼립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분장된 모습이라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연기를 한 배우가 오스카 아이삭이었다니 도대체 분장을 어떻게 한 건지 속은 느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랍영화제에 다녀왔다. 국제정치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 깊이 있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랍과 관련된 이슈를 놓치지 않으려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