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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일상/music 2016. 5. 14. 22:41
스페인어를 공부하면서 한창 스페인 밴드 음악을 찾아본 적이 있다.스페인어를 공부하는 데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접촉할 수 있는 컨텐츠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일본어만 해도 드라마, 음악, 영화, 소설, 잡지 등 선택하기 힘들 정도로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많지만, 스페인어는 어학교재를 제외하고는 컨텐츠가 부족하다. 무척 대중적인 언어인데 말이다. [El canto de loco/Radio la colifata presenta: el canto de loco] 이 곡은 아이튠즈에서 서핑을 하던 중 우연하게 발견한 앨범이다. 원래는 잘 알지도 못했던 밴드지만 수록곡인 만큼은 무한반복으로 들었다.'너와 함께'라는 의미의 Contigo라는 제목 자체도 좋았고, 여자 보컬(Natalia Lafourcade)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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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과 확신일상/film 2016. 5. 12. 18:10
모두의 마음 깊숙한 곳에는 늘 '의심'과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이것들이 추궁하는 '진리'는 마침내 '환영'을 부른다. 거듭되는 플롯의 반전은 '진리'와 '환영'의 모호한 경계를 드러내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궁극의 '진리'라는 게 있기는 한 것일까? 또는 그것을 찾는 일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민이라는 소재에서 작년에 본 라는 영화가 퍼뜩 머리를 스치더라. 역시 아메리칸 드림을 좇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겪는 어려움을 다루고 있지만, 아무래도 배신, 광기, 욕망이 가득한 보다는 따듯한 느낌과 유머코드가 있다.시얼샤 로넌의 의연한 연기를 보다보면 에일리스 내면의 희망과 확신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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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臺北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12. 18:00
다짐했던 대로 출국일에 다시 한 번 중정기념당에 들렀다. 오전 비행기라 어차피 마지막날은 별다른 일정을 세울 수 없었고 중정기념당을 가는 일조차 귀찮게 느껴졌지만 시간을 쪼개서 잠시 들렀다. 그러고 보면 이번 여행중에 중정기념당만 세 번이나 방문했다. 중점기념당은 장제스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건립된 공간인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2.28 기념공원을 생각해보면 장제스에 대한 대만 국민들의 평가가 어떨지 자못 궁금하다. 국가의 초석을 세운 지도자? 아니면 폭정을 펼친 독재자? 마냥 둥글둥글해 보이는 대만 시민들의 표정 한 구석에는 아마도 고단했던 근대사의 기억이 베어 있을 것이다. 며칠간 잠시 머물다 간 외지인은 읽을 수 없는... 한편 대만인이 국부로 추앙하는 쑨원(孫文)은 삼민주의를 주창하며 을 내세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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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 동부 타이베이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11. 14:31
15. 다행히도 다음 행선지는 성품서점. 대만에 와서 꼭 들르고 싶은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이 성품서점과 쏭샨 문화창작단지였다. 지난 미국 포틀랜드 여행에서 Powell’s Book이라는 서점을 다녀온 이후로, 방문한 나라의 서점의 들르는 것은 여행중 내게 부여한 하나의 미션이 되었다. 화샨 1914에서 성품서점까지는 메트로로 두 정거장 거리인데 어차피 잔액도 남아 있겠다 이 구간은 메트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16. 역에서 내리자마자 아이스크림을 해치운 후, 서점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짬짬이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챙기는 게 대만여행에서의 지혜라는 것을 이미 첫날 깨달은 상태였다. 각설하고 성품서점은 우리나라의 교보문고와 같은 곳인데, 최대한 대만의 느낌이 나는 책을 하나 사고 싶어서 마침 할인중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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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 중부 타이베이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11. 13:25
9. 생각보다 오전에 시간이 절약돼서, 점심을 융캉제에서 해결할 생각으로 똥먼지역으로 향했다. 가로수로 심어놓은 야자수가 도시에 시원한 풍경을 빚어내고 있었다. 한창 모두들 각자의 업무를 시작하는 오전 시간대다보니 거리가 한산했다. 그리고 가끔 자전거 타는 사람. 가끔 양산을 쓰고 걷는 사람. 10. 똥먼역에 도착하니 저 멀리 타이베이 101이 눈에 들어온다. 무더위에 짓눌린 잿빛 실루엣으로. 융캉지에는 확실히 관광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가게들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는데, 나중에 여행책자를 보니 구체적인 상호명까지 언급되는 꽤나 유명한 가게들이었다. 물론 나도 유명한 식당들에서 음식을 먹었으면 좋았겠지만, 어쩐지 시간도 아까웠고 무엇보다 뙤약볕 아래 줄서고 있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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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 서부 타이베이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10. 12:37
0810 숙소 출발0900 용산사 구경1000 담수이강 시민공원1020 시먼딩1050 총통부~2.28 기념공원1200 융캉지에1410 화샨 19141450 성품서점1700 쏭샨 문화창작지구1800 시청~국부기념관1900 타이베이 101 1. 여행의 마지막날. 3박 4일 여행(사실상 여행가능했던 시간은 2.5일이었던)을 5박 6일짜리 여행처럼 다니려니 발이 고생이다. 그렇지만 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아침부터 바삐 움직였다. 오늘은 타이베이 시내를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는 도보여행이다. 어제와 달리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많이 걸을 것이라 예상했었고, 실제 이 날 저녁 휴대폰의 만보기를 체크해보니 3만 5천보를 넘게 걸었다고 나오더라. 2. 아침은 서부 타이베이를 둘러볼 계획이었고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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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字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10. 00:25
대만은 번체자를 사용한다. 고로 한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된다는 점에서 정직하다. 간체자를 쓰는 본토의 경우 저런 한자가 있었던가 하는 어색한 글씨도 많고, 조금만 낯선 한자가 보이면 번체자가 따로 있나 하는 물음표가 따라붙곤 한다. 각설하고 그래서 대만의 길거리는 어딜 가나 빽빽한 한자 투성이다. 영화 을 연상시키는 후줄근한 거리의 분위기와 여기가 중화권은 중화권이구나 하게 만드는 한자들.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에 와서 한글이 가득한 거리를 보며 이런 비슷한 이질감을 느낄까 싶다. 대만사람들은 특별히 좋아하는 숫자가 있다. 바로 8. 나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숫자다.그런데 온갖 8의 집합체가 있으니 바로 타이베이 101 빌딩이다. 마치 컵케익을 층층이 쌓아올린 형상의 이 빌딩은, 총 8개의 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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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門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9. 23:28
짧은 기간이지만 대만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가장 눈에 띄었던 것 중의 하나가 '문'이었다. 봄을 맞이해서 좋은 기운이 집으로 흘러들어 오라는 의미로 각양각색의 문구가 현관을 현란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대단한 건 아니어도 이러한 일상의 소소한 의식이 자신들의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었다. 심지어 대문이 없는 다세대 주택에서도 현관문에 어떤 식으로든 장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은 대개 빨강을 활용한 장식을 쓰다보니 어딜 가든 눈에 띄더라. 그리고 가만 들여다보면 집집마다 똑같은 장식이 하나도 없어서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