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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의 일기: 발 드 루아르(Val de Loire)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11. 20:49
# 아침에 일어나 아침 식권을 구매하면서 1박을 더 걸어두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기는 어려렵겠다 싶었다. 아침을 먹고 발 드 루아흐 지역 일대를 좀 더 둘러볼 생각이었다. 오늘은 엉부아즈(Amboise)에 가보기로 했다. 루아르 강의 지류인 셰르 강(Le Cher) 위에 지어진 슈농소 성과 달리, 엉부아즈는 루아르 계곡에 곧바로 인접한 도시다. 이곳은 아우스터리츠 역으로 잇는 직행 열차가 있어 슈농소 지역에 비해서는 파리와도 교통이 훨씬 편리한 편이지만 우선순위에서 일단 미뤄둔 상태였다. 엉부아즈 시를 택한 이유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였다. 엉부아즈 성과 클로 뤼스 성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프랑수아 1세의 후원을 받아 말년을 보내고 죽음을 맞이한 곳이다. 사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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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의 일기: 슈농소(Château Chenonceau)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10. 18:38
# 이른 아침 몽파르나스에서 낭트 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계획한지는 좀 된 여러 곳 중 한 곳으로 슈농소 성(Château Chenonceau)에 가기 위해서다. 잦은 열차 이동에 드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49유로를 주고 뒤늦게나마 정기권(Carte Avantage Adulte)을 끊었다. TGV 열차는 투르의 생 피에흐 데 코흐(Saint-Pierre-des-Corps)에서 나를 내려줄 것이고, 다음에 TER로 갈아타 슈농소까지 들어갈 것이다. 발 드 루아흐(Val de Loire) 지역을 얼마나 둘러보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발 드 루아흐 안에서도 교통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 슈농소 성을 먼저 가보기로 했다. 슈농소 성은 아주 어릴 적, 그러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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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한 세상이야(It's a Strange World)일상/film 2022. 4. 9. 18:43
She wore blue velvet Bluer than velvet was the night Softer than satin was the light From the stars She wore blue velvet Bluer than velvet were her eyes Warmer than May her tender sighs Love was ours Ours a love I held tightly Feeling the rapture grow Like a flame burning brightly But when she left, gone was the glow of Blue velvet But in my heart there'll always be Precious and warm, a memory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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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의 일기: 변하지 않는 것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9. 17:15
# 도착한지 3개월이 다 되어서야 OFII(L'Office français de l'immigration et de l'intégration) 신청을 했다. 비자를 받았더라도 OFII는 도착일로부터 3개월 안에 반드시 신청하게 되어 있는데, 기한이 딱 2일 남은 상태였다. 사실 주택보조금(CAF)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다면 OFII를 신청할 생각도 안하고 있었을 테고, 쉥겐 지역에 3개월 이상 체류하게 된 나는 불법체류자 신세가 될 뻔했다. 다행히 OFII 신청절차는 전산화되어 있어서 몇 분 안에 승인 받을 수 있었다. # 어제 파티의 여파 때문인지 학교는 매우 조용하다. 하지만 도서관에는 어김없이 공부하는 학생들이 보인다. 도서관에 가면 항상 내가 앉는 자리에서 연금 정책과 관련된 내용들을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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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의 일기: 카메라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8. 23:57
# 오후 수업이 끝나고 잠시 바스티유 지역에 다녀왔다. 카메라를 수리하기 위해서다. 꽤 오래 전부터 카메라에서 달가닥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어제 카메라를 써보니 뷰파인더에 피사체가 뿌옇게 보이기까지 했다. 이상이 생겼구나 싶어 카메라를 수리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프랑스에서 수리를 하려니 가게 정보를 알아보는 것도 쉽지 않고 고친다 한들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일단은 원인과 견적이라도 물어볼 겸 인터넷으로 검색한 바스티유의 한 카메라 가게로 향했다. 오늘은 소강상태도 없이 하루 종일 비가 많이 내렸고, 바스티유 지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신발이 눅눅해져 있었다. 가게에 도착한 뒤 수염을 보기 좋게 기른 남자에게 카메라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카메라를 흔들어 소리를 확인해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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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의 일기: 건축기행—파리 서부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7. 19:03
# 오후 HB의 수업이 있을 때까지 오전과 오후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번 주는 부활절 기간이기 때문에 일부 수업은 진행되지 않고, 내가 듣는 수업 가운데에서는 프랑스어 수업만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목요일마다 듣던 문화인류학 수업이 이번 주는 휴강이었고, 원래 듣던 HB의 점심 수업에 덧붙여서 오후 수업까지 참여했다. 오늘 진행하는 두 번째 수업에 참여해도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pourquoi pas ?, 흔쾌히 받아주었다. HB 수업의 커다란 특징은 아주 사소한 주제에서 출발해 수업 범위를 점점 넓혀 나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늘 파리에 내렸던 ‘소나기(des averses)’에서 시작된 얘기는 파리의 봄 날씨로 이어진다. 파리의 봄날씨는 잠시 개였다가(des éclair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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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의 일기: 반환점(point de retour)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7. 00:08
# 오후 여섯 시까지 학교 안 카페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여섯 시를 조금 넘겨 앙리 5세 고등학교 앞에서 75번 버스를 타고 마레지구 북단까지 나가 보았다. 중간에 공사중인 구간이 있어서 버스가 오텔 드빌 구간을 통과하지 못하고 퐁피두 센터 방향으로 크게 우회했다. 예고되지 않은 파업이나 공사, 경찰 배치는 따로 정보를 구하기가 막막해서 버스가 노선을 벗어날 때마다 아직도 당황스럽다. 정차하지 않는 정류소가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와도 우회 구간이 길어지면 버스가 멈춰설 때까지 마냥 넋놓고 있는 수밖에 없다. 텅플 광장에서 내린 다음, 비에이으 뒤 텅플르 가(R Vielle du Temple)를 따라 목적지도 없이 센 강까지 걸어내려 왔다. 이 길목은 기분 전환을 할 때 가장 자주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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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의 일기: 운수 좋은 날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5. 17:35
# 오늘 아침은 약속이 취소되는 일로 시작되었다. 약속이 있든 없든 요새 대체로 학교에 머물고 있기는 하지만, 약속 직전에 취소라니 유쾌하지만은 않다. 몇 주 전부터 부르트기 시작한 입술은 점점 더 불그스름하게 부어올라 입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느껴졌다. 차라리 약속이 취소되길 잘 됐다 싶기도 하다. 오전에 학교에 있다가 점심에 가장 가까운 약국을 찾아 처치할 수 있는 크림을 샀다. 20.80유로. 쉽게 돈이 샌다. 2주 동안 열심히 발랐던 크림보다는 다행히 효과가 훨씬 좋다. 돈 좋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 학생식당권을 30유로 충전했는데 충전금액이 인식되지 않아 식당 카운터에서 태깅을 하니 빨강으로 외상금액이 뜬다. 내일은 시스템 연동이 되어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고른 메뉴는 남은 재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