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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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폴 토마스 앤더슨일상/film 2021. 3. 1. 01:08
Free to go where you please. Then go. Go to that landless latitude, and good luck. For if you figure a way to live without serving a master... any master... then let the rest us know, will you? For you’d be the first person in the history of the world. In my dream, you said you’d... you figured out where we met. I went back and I found it. I recalled you and I working together... in Paris. We 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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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워지지 않는 것들일상/film 2021. 1. 23. 21:21
물의 요정, 운디네. 운디네는 원래 물을 관장하는 정령으로 중세 연금술에서 유래한 신화적 존재를 뜻한다. 그래서 운디네를 모티브로 하는 영화도 이미 여럿 만들어진 바 있다. 이 영화에서도 ‘물’은 핵심을 차지하는 소재다. 저수지와 잠수, 수조(水槽), 야외 수영장까지 모두 물과 관련되어 있다. 조금 더 과장을 보태자면,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도시까지도 물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영화의 배경은 베를린(Berlin). 역사학자인 여주인공 운디네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 도슨트에서 설명하듯, 베를린은 고대 슬라브어 ‘베를berl’ 또는 ‘비를birl’에서 왔다. 이 슬라브어는 ‘습지’를 말한다. 얼마전 읽었던 「강철 왕국 프로이센」에도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책에 따르면 브란덴브루크 가의 본거지였던 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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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미카엘 하네케일상/film 2021. 1. 17. 10:25
이전까지 보았던 미카엘 하네케의 작품으로는 과 , 이 있다. 보통 그의 대표작으로 꼽는 은 본지가 워낙 오래되어 기억에 가물가물하다. 그런데 그보다 8년 더 된 는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다. 그러고 보면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게 이자벨 위페르와 브누아 마지멜 주연의 다. 사랑이라 해야 할지 아니면 광기라 해야 할지, 사랑의 광적인 측면을 적나라하게 들추는 이 영화를 보며 크게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한편 최근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는 어느 부르주아 가족의 위선을 그린 작품으로, 각각의 에피소드가 따로 움직이는 듯 묘하게 맞물려 있어 구성이 독특한 영화다. 이번에 본 미카엘 하네케의 작품 두 편은 와 다. 는 종종 재개봉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는데, 영화관에 발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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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일상/film 2020. 12. 28. 01:40
I’m so happy on the one hand, and on the other, I can’t bear it anymore.All this hatred from everyone.Sometimes I wish I were all alone with you in the world with nobody around us. "본 포스팅은 많은 스포일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반쯤까지 볼 때만 해도 ‘외국인 차별’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영화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 구도에서 본다면 모로코 이민자 ‘알리’는 차별의 희생자가 되고, 그런 그와 결혼한 ‘엠미’는 구원자가 된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을 보는 동안, 그러한 도식화가 전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영화는 끝에 덧붙여지는 약간의 변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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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짐 캐리일상/film 2020. 12. 23. 22:55
최근 계속해서 코믹한 영화가 보고 싶었다. 그런데 근래 개봉작 가운데에는 마땅히 볼 만한 작품이 없어서 생각을 해보다가 짐 캐리의 작품이 떠올랐다. 곧장 아이튠즈로 영화 렌트! 처음으로 본 작품은 로 예전부터 봐야지 하고 생각하던 작품이다. 주제가 분명하다. ‘자신의 의지(free will)’를 믿어라!! 영화를 보면서 뜻밖에도 최근에 읽었던 마이클 샌델의 글 「공정하다는 착각(The Tyranny of Merit)」이 떠올랐다. ‘인간은 신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하여 마이클 샌델은 하나의 딜레마를 제시한다. 인간이 열심히 노력해서 구원을 얻는다면 신의 뜻이 인간 의지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신이 전지전능하여 누군가의 구원을 결정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악(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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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개인주의자일상/film 2020. 12. 11. 15:43
나폴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가 자꾸 어떤 책 속 이미지를 연상시켰는데, 어떤 책인지 기억나지 않아 영화를 본 후에 찾아보니 마찬가지로 나폴리를 중심축으로 이야기를 그리는 말라파르테의 가 찾고 있던 책이었다(!!) 그렇지만 정작 영화는 영국작가 잭 런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영국소설이 원작이므로 원래의 배경인 오클랜드가 나폴리로 각색되었고—그렇지만 둘 모두 바다에 인접하다는 면에서는 공통적이다—그런 까닭에서인지 허버트 스펜서의 이나 영국 경제학자들의 시장과 자본 논리에 대한 언급도 비중 있게 등장한다. 아무튼 영화를 보며 이탈리아 소설 이 떠올랐던 것은, 주인공 마틴 에덴이 처해 있었던 빈곤하고 열악한 환경이 에 그려진 전쟁 속 참화와 닮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작소설이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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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은 사랑을 싣고일상/film 2020. 12. 5. 01:39
11월에 영화 한 편을 못 봤다. 날씨가 쌀쌀해지니 , , 같은 잔잔해 보이는 프랑스 영화들을 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스크린에서 영화가 내릴 때까지 차일피일한 사이 한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하루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시험을 보고 누워서 뻗어 있는데 문득 영화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저녁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식사를 한 뒤 본 것이 .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영화는 조지아를 배경으로 하는데, 영화 제목에서 말하는 ‘춤’은 바로 조지아의 전통무용이다. 조지아라는 나라도 익숙하지가 않은데 조지아의 전통무용은 더욱 익숙할 리가 없지만, 매우 절도 있고 군사적인 안무는 대번에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이 전통무용은 한 치의 타협도 없이 엄격하게 명맥을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고, 때문에 이 ‘전통’ 춤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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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중국영화일상/film 2020. 10. 26. 00:53
알아차릴 정도로 감정에 호소하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영화는 그런 면이 없지 않지만 관람한 뒤 왓챠에 고민없이 5점짜리 영화로 저장해 두었다. . 떨어진 잎은 뿌리로 되돌아간다, 죽어서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주인공은 함께 일하던 동료가 죽자, 그를 가족에게 바래다 주기 위해 충칭으로 향한다. 충칭으로 향하는 긴 여로에서 온갖 희로애락을 겪으면서도 주인공(자오번산)은 천진한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서 삶을 긍정하는 모습을 읽어낼 수도 있는 반면, 보다 무미건조하게 말하자면 중국 농민공들의 고된 현실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중국 농민공들의 고달픈 삶과 애환은 뒤이어 보는 지아장커의 에도 잘 담겨 있다. 영화에 자세히 언급되지는 않지만 주인공과 그의 동료는 농촌에서 도시로..